"한국엔 좋은 관광지 많은데 외국인들은 몰라요"...야놀자가 여행 전문 연구기관 만든 이유

입력
2023.03.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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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산업 GDP 기여율 G20 국가 중 19위
숙박, 교통, 외식, 엔터 전 분야 디지털 전환 미흡
여행 종사자 디지털 전환 도울 보고서 발간 계획


"한국 문화를 경험하려는 해외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이들이 지방의 좋은 여행지를 찾아가기는 어렵습니다."
배보찬 야놀자 대표


관광 플랫폼 야놀자가 여행 계획짜기부터 교통, 숙박, 외식, 즐길 거리는 물론 후기를 공유하는 등 여행 전반을 다룬 보고서를 분기마다 내놓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관련 연구를 진행할 전문 기관도 만들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여행 산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K콘텐츠의 전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한국을 오고 싶어하는 해외 관광객도 크게 늘었지만 온라인으로 항공권이나 숙소를 예매하는 것을 빼고는 먹고, 놀고, 즐기는 영역에서의 디지털 전환은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서울 주변에만 머물면서 국내 관광 산업의 성장 속도도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1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야놀자리서치 창립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한국에 정말 좋은 여행 콘텐츠가 많다는 점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이전에는 왜 사람들이 몰랐을까 고민해 봤더니 결국 디지털화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관광 산업 달려갈 방향 알려주는 코치 되겠다"


야놀자는 팬데믹 기간 중 강원도 등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업해 지역 관광지의 디지털 전환에 힘썼다.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를 찾고 숙소부터 먹을거리, 놀거리를 연계해 야놀자 플랫폼에 올렸다. 지역화폐도 연동해 해당 지역에서 돈이 돌게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20년 강원도 온라인 상품 거래액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대비 123% 늘었다.

이 과정에서 야놀자는 국내 관광 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이런 디지털 전환이 절실하지만 특정 회사 혼자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이에 야놀자가 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고 야놀자리서치를 세우기로 했다.

배 대표는 "2021년 기준 여행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은 2.7%로 G20 국가 중 19위에 그친다"며 "그만큼 아직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산업 밀착형 연구를 통해 여행 산업의 체력을 키워주고 달려갈 방향을 제시할 코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여행 산업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보고서 발간"



야놀자리서치는 미 퍼듀대, 경희대와 함께 운영한다. 초대 원장은 장수청 퍼듀대 교수가 맡았다. 그는 퍼듀대에서 호텔관광학 박사를 받고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초대원장, 사단법인 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 회장 등을 지낸 업계 최고 전문가다.

야놀자리서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행산업 지표를 개발하고 분기별 동향 리포트를 낸다. 연구 데이터와 정보는 여행·관광기업, 국내외 연구원, 국제기구, 중앙 및 지방정부, 학계에 무료로 제공한다. 또 여행·관광·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 등을 열어 여행산업 발전을 위한 지식 네트워크도 구축할 예정이다.

여행업 종사자들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을 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야놀자리서치에서 특정 지역에 중동 국가 관광객이 많이 찾고 이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여행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면 해당 지역에서는 그에 맞춰 관광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또 이런 관광 상품을 어떻게 해외 방문객에게 노출시킬 수 있을지도 학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장 원장은 "관광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워낙 크게 바뀌다 보니 종사자들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중소자영업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유용한 정보를 생산해 관광대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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