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내리 감소하던 혼인 건수가 지난해 사실상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혼인 건수는 반등 조짐도 있어, 역대 최저로 떨어진 출산율이 다시 오를지 주목된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0.4%(800건 감소) 줄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0.9% 늘어난 2011년을 마지막으로 올해까지 계속 '마이너스'다.
다만 지난해 혼인 건수 감소폭은 11년 만에 가장 작았다. 특히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 2021년 혼인 건수가 각각 10.7%, 9.8% 줄어든 모습과 크게 대비된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7월까지 감소세였던 혼인 건수는 8월 6.8% 늘어난 이후 연말까지 증가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시기에 미뤘던 결혼을 치르면서 혼인 건수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또 결혼 적령기인 30대 초반의 1990년대생이 1980년대 후반생보다 많은 인구학적 요인도 혼인 건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기준 34, 35세 인구는 각각 61만8,098명, 61만8,836명이나 31세 인구는 66만7,485명으로 5만 명 가까이 웃돈다. 앞으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드는 20대 후반 인구는 이보다 많은 70만 명 안팎이다.
사실상 종료한 코로나19, 다른 연령대보다 많은 20대 후반~30대 초반 인구 등은 지난해 0.78명까지 내려간 출산율을 만회하기에 좋은 여건이다. 결혼 이후 첫째 아이 출산까지 통상 2, 3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혼인 건수 증가와 출산율 상승은 관련이 깊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상 출산율은 2024년 0.70명으로 바닥을 찍은 후 반등해 2030년엔 0.96명까지 상승한다. 결혼 적령기 인구 증가에 따라 출산율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통계청 예상과 달리 출산율이 회복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갈수록 결혼을 늦게 하면서 노산 등으로 아이를 낳고 싶어도 실패하는 경우가 과거보다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3.7세, 여자 31.3세로 각각 전년 대비 0.4세, 0.2세 상승했다. 남자, 여자 모두 평균 초혼연령은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딩크족 증가도 출산율 반등을 막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아이를 낳지 않는 데 동의하는 20대 비율은 2015년 29.1%에서 2020년 52.4%로 뛰었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9만3,000건으로 전년 대비 8.3% 줄면서 3년 연속 감소세다. 이혼 건수는 1997년 9만1,160건 이후 25년 만에 처음 10만 건을 밑돌았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감소, 혼인 감소 등에 따라 이혼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다"며 "2020년부터 50대 후반 이상의 황혼 이혼도 잦아드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