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80억 달러(약 10조5,500억 원)나 불어난 250억 달러(약 32조9,7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건설비 증가의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목됐다.
로이터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원가 상승분이 증가한 공사비의 약 80% 수준"이라고 했다. 다른 소식통도 "자재값이 비싸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에 미국 내 두 번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1년 착공 당시 삼성전자가 밝힌 이 공장 건설 비용은 약 170억 달러였다. 그러나 이후 전 세계 건축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삼성전자 역시 지출이 늘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게 로이터의 분석이다.
인플레이션으로 건설 비용이 예상보다 불어난 건 삼성전자만이 아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원래 애리조나 신규 공장 건설에 1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으나 지난해 말 투자 규모를 400억 달러(약 52조7,600억 원)로 세 배 이상 확대했다. 미국 인텔도 오하이오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규모를 당초 2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약 131조9,000억 원)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