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과 지인 등 3명이 항소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법정 구속됐다.
수원고법 2-3형사부(부장 이상호)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LH 직원 A씨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와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지인 2명에게도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이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한 부동산 몰수도 결정했다.
LH 광명·시흥 사업본부에서 도시개발 관련 업무를 담당한 A씨는 2017년 1월부터 2월까지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같은 해 3월 지인 2명과 경기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4개 필지 1만7,360여㎡를 25억 원에 매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등이 매입한 부지는 2010년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됐다 2015년 해제됐다. 이후 2021년 2월 3기 신도시 개발예정지로 지정되면서 같은 해 4월 A씨 등이 매입한 토지는 3배 이상 오른 100억 원을 넘었다.
사건 수사에 나선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A씨 등 3명을 순차적으로 구속했고, 검찰도 이들을 기소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참석한 첫 회의에서 논의된 ‘LH가 직접 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취락정비사업을 진행한다’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 없이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피고인의 1회 경찰 조사 당시 진술이 신빙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항소에 나선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통해 ‘취락 정비구역뿐만 아니라 일부 유보지를 포함한 특별관리지역 전체에 대한 통합개발 추진 계획은 비밀정보에 해당된다’는 공소사실을 추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추가한 공소사실을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취득한 통합개발 정보는 미리 알려질 경우 지가 상승을 유발해 사업 계획 실행이 어려워질 수 있어 LH 입장에서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이 이익이므로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했고,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들은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각 부동산을 몰수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이 남지 않게 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