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떠나는 청년을 잡아라”… 제주형 청년보장제 ‘시동’

입력
2023.03.15 15:11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제주형 청년보장제 추진
5년간 5522억 투입 계획

제주지역 청년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남통계청과 제주도가 발표한 ‘2022 제주 청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 청년인구(만 19~39세)는 16만8,726명으로, 제주도 인구(67만6,759명)의 24.9%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26.9%)과 비교하면 2%포인트 낮았다. 도내 청년인구 비율은 2011년 28.2%에서 2013년 27.3%, 2015년 26.9%, 2017년 26.7%, 2019년 26.2%, 2021년 24.9%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또 2050년 제주 청년인구는 10만6,378명까지 감소하고, 청년인구 비율도 15.2%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제주 청년인구가 감소하는 이유는 출생률이 하락한데다 1‧3차 산업 중심의 지역경제 구조 특성상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교육 등의 이유로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청년 전출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가 제주청년의 사회진출과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에 맞춰 분야별로 지원하는 ‘제주형 청년보장제’를 추진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15일 제주대학교 학생회관에서 제주대 학생 등 청년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년 간 5,522억 원을 투입해 117개 사업을 추진하는 ‘제주 청년보장제(제주 청년정책 기본계획 2023~2027)’를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는 모든 제주 청년들이 경제적 부담과 정책 접근성 부족 등으로 도전과 기회, 자립과 참여를 포기하지 않도록 ‘3+1 단계’(탐색기·사회진입기·안정기+전주기)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았다.

오 지사는 이날 “청년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사회에 진출하려는 청년에게 다양한 ‘기회’를 보장하며, 사회·경제적으로 완전하게 ‘자립’하고 청년이 직접 정책을 결정하도록 ‘참여’를 강화하는 위해 생애주기를 중심으로 종합계획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생애주기별 핵심 지원내용을 보면 사회에 진입하는 탐색기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 우수인재 집중지도, 청년 월세 한시 특별지원, 보호종료아동 자립정착금 지원, 제주청년 갭이어 프로그램 운영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구직부터 직장에 들어가는 사회진입기에는 청년 취업지원 희망 프로젝트, 신산업 성장 견인 청년인력 양성, 청년 창업자금 대출금리 제로, 지역혁신 벤처펀드 조성, 주거 이전에 따른 중개 수수료 지원, 청년예술활동 지원 등의 정책을 실시한다. 청년이 취업을 하고 완전한 경제적·사회적 자립을 도모하는 안정기에는 희망사다리 재형 저축, 상장기업 육성·유치, 청년창업 스케일업, 공공주택 공급 확대, 신혼부부 주택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내일저축계좌 확대, 주거복합형 공공 스튜디오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도는 또 청년의 정책 참여 기회 확대와 통로 다양화를 위해 기존 청년원탁회의를 확대하고, 원탁회의 내에 청년주권회의를 신설해 청년정책 결정 권한을 강화할 계획이다.

도는 또 제주청년센터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올 상반기 안에 청년정책 정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온라인 허브 플랫폼을 마련하기로 했다. ‘3+1단계’로 분류된 생애주기별 지원 정책을 매칭하기 위한 맞춤형 코디네이팅도 제공하고, 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상담에 따른 진로 탐색 비용 등을 지원하는 (가칭)‘청년사회진입안전금’도 신설했다.

오 지사는 “어려운 사회·경제적 상황에 희망을 잃어버린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제주도가 든든한 희망사다리가 되겠다”며 “청년에게 힘이 되는 제주 청년정책을 통해 청년이 주도적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더 큰 꿈을 꾸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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