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도 통합 PB '오늘좋은' 카드 꺼냈다...뜨거워지는 대형마트 자체브랜드 경쟁

입력
2023.03.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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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1년 준비 끝에 마스터 PB '오늘좋은' 론칭
"여러개 PB 소비자 인지도 떨어져... 단일 브랜드로"
이마트 노브랜드, 홈플러스시그니처도 트렌드·제품력 잡아


롯데마트가 네 개의 자체브랜드(PB)를 하나로 뭉쳐 새로운 PB '오늘좋은'을 내놓는다.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의 PB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승부수다.

15일 롯데마트는 기존 PB인 ①식품, 일상용품 카테고리의 초이스엘, ②디저트와 스낵의 스윗허그, ③건강기능식품의 해빗, ④가성비를 대표하는 온리프라이스를 뭉쳐 롯데마트의 그로서리(신선·가공식품, 일상용품, 생활 잡화 등)를 대표하는 마스터 PB인 오늘좋은을 만들고 16일부터 상품 100여 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오늘좋은은 롯데마트와 롯데그룹의 트렌드 분석, 신제품 개발 등을 담당하는 롯데중앙연구소가 1년 동안 머리를 맞댄 결과로 태어났다. 특히 개발 단계부터 3040 워킹맘으로 타깃 고객을 정했다. 상품 종류도 물, 우유, 화장지 등 생활필수품 위주에서 벗어나 제로 탄산음료 '오늘좋은 콜라·사이다 제로', 하이볼 인기에 힘입어 잘 나가는 토닉워터 PB 상품 '오늘좋은 토닉워터' 등을 선보이며 최신 유행을 발빠르게 챙길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홈카페 트렌드를 반영한 캡슐커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으며 지속가능한 음료로 주목받는 식물성 대체유 등 트렌드 상품들을 꾸준히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의 PB상품 개편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1년 기존 19개 PB상품을 절반으로 줄였고, 이번에는 그로서리 브랜드 '오늘좋은'과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요리하다' 두 가지만 남겼다. 회사 관계자는 "여러 개 PB를 운영하다보니 인지도가 크게 떨어졌다"며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좋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다보니 지금 PB상품 경쟁에서 밀리며 회복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성비'에 트렌드도 함께 잡는다


롯데마트는 경쟁사 이마트의 PB인 노브랜드의 성공에 크게 자극받았다. 기존 PB는 카테고리별로 서로 다른 브랜드를 만들었다면, 노브랜드는 브랜드 하나로 고객과 소통해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브랜드는 2020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뒤 2021년엔 1조2,000억 원, 지난해엔 1조2,700억 원 매출을 찍었다. 홈플러스의 PB인 홈플러스시그니처도 지난해 매출이 론칭 당시인 2019년에 비해 33% 늘었고, PB 매출 비중도 2019년 5.6%에서 지난해 9%에 이를 만큼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에는 PB상품이 가성비뿐 아니라 유행을 이끌고 제품력을 뽐내기도 한다. 이마트의 프리미엄 식품 PB인 피코크는 지난해 9월 단백질 함량을 늘리고 대체당을 사용한 프로틴 아이스크림을 선보이는 등 매년 건강 카테고리에 힘을 싣고 있고, 노브랜드 역시 지난해 상반기 젊은 세대를 겨냥해 단백질바를 선보였다. 홈플러스시그니처의 프라이팬은 1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시험·평가 결과에서 내구성과 가성비 모두 우수한 상품으로 선정된 후 전점에서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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