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청년 취업자 수가 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약 31만 명 늘었으나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10만 명 넘게 감소해 고용 한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 부진 지속에 고용 위축으로 소비마저 가라앉으면 국내 경기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만2,000명 증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1%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오르며 월간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으로 최고를 나타냈다. 실업자 수(89만 명)도 6만4,000명 줄었다. 실업률(3.1%) 역시 0.3%포인트 감소했다.
겉으론 ‘고용 훈풍’이 부는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고용 한파’가 몰려오고 있다. 우선 취업 증가 규모는 지난해 6월(84만1,000명)부터 9개월 연속 줄었다.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2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게다가 경제활동이 왕성한 20·40대에서 취업자가 오히려 감소했고, 국내 산업을 떠받치는 제조업 취업자 수 역시 두 달 연속 뒷걸음질 쳤다. 기획재정부는 “경기 둔화와 인구 감소 여파로 취업자 증가폭 둔화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령별 지난달 취업자는 60세 이상에서 41만3,000명 늘었으나, 이들을 제외하면 오히려 10만1,000명 감소했다.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20대 이하 청년 취업자가 12만5,000명, 가장 활발해야 할 40대 취업자가 7만7,000명 줄었다. 30대는 2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20대 이하 청년 취업자 감소폭은 4개월 연속 내림세로,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2년 만에 최대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해 2월 청년 취업자가 크게 증가한 기저 효과와 최근 경기가 위축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2만7,000명 줄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부진이 계속되면서 취업자 수도 전월(3만5,000명)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고령인구 증가와 코로나19 회복으로 보건·복지업(19만2,000명)과 숙박·음식점업(17만6,000명) 등에선 취업자가 늘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10개월째 증가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까지는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가계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가 줄었다”며 “고용 부진으로 소득 감소가 본격화할 경우 소비 침체가 더 깊어지고 장기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