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사라지고 다른 여성이 "내 아기" 주장... 신생아 매매?

입력
2023.03.15 11:05
산모 얼굴 기억한 병원 관계자 신고
경찰, 두 여성 불러 경위·돈거래 조사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30대 산모가 신생아를 두고 종적을 감춘 뒤, 다른 30대 여성이 산모라고 주장하며 아기를 데려가겠다고 찾아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15일 대구의 대학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사라진 30대 여성 A씨와 출산하지 않았는데도 아이 엄마라고 주장하는 30대 여성 B씨를 불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일 병원에서 출산한 뒤 산후조리 등을 이유로 아이만 남겨두고 퇴원했다. 당시 A씨는 “곧 아이를 찾으러 오겠다”고 했으나, 열흘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13일 B씨가 나타나 출생신고서와 함께 자신이 산모라고 주장하며 “아이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A씨 얼굴을 기억하고 있던 병원 관계자는 B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병원에 처음 왔을 때부터 B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진료를 받았고, 아이까지 출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B씨를 통해 종적을 감춘 A씨의 소재를 파악했고, 두 여성을 불러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왜 B씨의 인적사항으로 출산하고 도주했는지, B씨는 왜 엄마라고 주장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산모가 바뀐 경위와 아이를 매개로 돈거래가 있었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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