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판도라'부터 '길복순'까지, 여성 킬러를 다룬 이야기들이 연이어 대중을 만난다. 여성 킬러에 대한 국내 콘텐츠가 생소했던 만큼 신선도도 높다. 해외에서는 익숙한 소재인 여성 킬러, 이제서야 도달한 것이 반갑다. 이지아와 전도연은 모두 장르물에서 '일타 배우'급이다. 이들은 한국판 '킬빌'이 될 수 있을까.
'판도라 : 조작된 낙원'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인생을 사는 여성이 잃어버렸던 과거의 기억을 회복하면서 자신의 운명을 멋대로 조작한 세력을 응징하기 위해 펼치는 복수극이다. 전작 '원더우먼'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선사한 최영훈 감독이 여성 킬러를 다루는 것에 노하우를 발휘한다. 극중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내던지는 홍태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몸을 사리지 않는 이지아의 킬러 액션이 '판도라'의 관전포인트로 작용한다.
1회 만에 시작된 이지아의 킬러 액션은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충분했다. 영화 '무수단' '아테나 : 전쟁의 여신', 드라마 '펜트하우스' 등에서 수준급 액션을 선보인 바 있다. 앞서 이지아는 "액션 연기를 워낙 좋아해서 많은 준비를 했다. 홍태라는 살인 명기로 키워진 킬러다 보니까 더 슬림하고 날렵한 몸을 유지해서 액션을 소화하려 노력했다"고 제작발표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여성 킬러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에서도 이어진다. 오는 31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극중 전도연은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는 A급 킬러 길복순으로 분해 역동적인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길복순은 의뢰받은 작품은 반드시 완수하는 성공률 100%의 킬러이자 10대 딸 재영(김시아)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Berlinale Special) 부문에 공식 초청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여성 킬러처럼 여성 액션물이 새롭게 조명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간 수많은 액션 영화 등에서 킬러 등은 주로 남성들이 맡았다. 이에 소재의 식상함을 탈피하기 위해 성별로 차별화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최근 여성 캐릭터들의 다양화가 이뤄진 충무로 시장에서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졌다. 펀치 액션부터 하이힐, 해머, 총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여성 배우들이 남성 못지 않다는 의견이 주축을 이뤘다.
이에 주연을 맡은 여성 배우들의 책임감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여성 액션물은 희소성을 가진 장르라는 의견이 주다. 이지아와 전도연은 액션을 위해 뼈 깎는 노력으로 장면들을 완성시켰다. 배우로서 액션을 선보이고자 하는 노력은 성별을 떠나 같다. 이는 국내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여성 액션물을 적극 활용하는 중이다. '호크아이' '아이언하트' 등여성 슈퍼 히어로가 연이어 시청자들을 만난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 캐릭터의 다양성이 확장된 시기, K-콘텐츠의 발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