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벼라~ 애플페이' 삼성페이, 네·카와 토종 페이 연합군으로 맞선다

입력
2023.03.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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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카카오페이와 간편 결제 사업 협력 논의
네이버페이 이어 공룡 플랫폼과 협력
서비스 개시 앞둔 애플페이 견제구로 해석


삼성페이로 한국 스마트폰 간편결제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토종 페이(간편결제)' 연합 전선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1위인 네이버페이에 이어 2위 카카오페이와도 손을 잡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 삼성전자 행보는 서비스 시작이 임박한 애플페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네이버·카카오와 손잡는 삼성페이



14일 삼성전자와 카카오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연결하기 위한 대화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비스 연동 관련 얘기를 얼마 전부터 나누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카카오 관계자도 "두세 차례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 서비스 가입자가 4,000만 명에 이르는 만큼 두 회사가 협력안을 만들어 낼 경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의 만남이 눈길을 끈 것은 앞서 삼성전자가 네이버페이와 손잡았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올해 상반기 중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55만 개 이상 온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쓸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든다. 삼성페이 결제를 지원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큐알(QR)코드 없이 네이버페이 결제가 가능해진다.

여기에 카카오페이까지 힘을 보태면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등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공룡 기업들이 연합전선을 만들게 된다. 삼성전자가 네이버, 카카오와 간편결제 사업에 어깨를 맞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페이와 협력 내용은 논의 중이지만 네이버페이 사례를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페이 온라인 결제와 삼성전자 오프라인 결제를 상호 교차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곳들과 협업하면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종 페이 연합군으로 애플페이 견제



삼성전자는 왜 지금 시점에 네이버, 카카오와 손을 잡는 것일까. 시선은 자연스럽게 국내 서비스 시작을 앞둔 애플페이로 모아진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현대카드는 다음 주 중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점 등에선 음식을 주문하는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등에 애플페이 결제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우선 가까운 시점에는 현대카드를 통해서만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애플페이를 쓰기 위해 꼭 필요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단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직접 NFC 단말기를 사서 소상공인에게 배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국내 다섯 번째 애플스토어인 '애플 강남'을 31일 개장하는 것도 관심을 끌었다. 애플스토어는 애플페이 주요 사용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애플페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한국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 63%, 애플 34%, 기타 3%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가장 큰 강점은 애플 제품에선 사용할 수 없는 ①녹음과 ②삼성페이 기능이다. 애플페이가 사용되면 이 중 하나가 사라지는 상황. 특히 18~29세 여성 60% 이상이 애플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주 타깃 고객층인 30대 이상 연령까지 이탈하면 타격이 크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충성 고객이 많은 아이폰 기반 서비스인 만큼 파급력도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네이버, 카카오와 간편결제 사업 협력에 나선 것도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페이 서비스를 모아 대응력을 키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한 NFC 단말기 국내 보급률이 5% 수준인 만큼 시장 파급력이 예상보다 작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