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與 새 지도부 만찬서 원팀 강조... 김기현, 안철수 만나 "한 식구"

입력
2023.03.13 20:30
전당대회 후 5일 만에 윤 대통령과 회동
김기현 "대통령-당대표 정기회동 필요"
金 '과학기술위원장' 제안에 安은 고사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김기현 대표 등 새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했다. 전대 이후 5일 만에 친윤석열계로 꾸려진 여당 지도부와 스킨십을 통해 당정일체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김 대표는 이에 앞서 당권 경쟁상대였던 안철수 의원과 만나 화합을 강조했다.

김기현 "대통령과 당대표 간 정기 회동 필요"

윤 대통령은 이날 김 대표를 포함한 새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전대 직전까지 당을 이끌었던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 이번 전대에서 선출된 지도부가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회동에서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한 '원팀 구성'이 주요 화두였다. 김 대표는 만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당의 정책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당·정·대 간 협조 시스템 등을 말씀드릴 것"이라며 "당대표와 대통령의 정기적 회동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의 16일 방일을 앞두고 한일 정상회담과 민생 등도 화제에 올랐다.

김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유기적인 당정 협력을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날 한 총리의 예방을 받고 "민생이 많이 팍팍하다"며 "당정이 하나 되어 빨리 민생 경제에 있어 체감할 수 있게 성과를 내도록 긴밀하게 협조하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책조정위원회 활성화를 제안했고, 한 총리는 "여야정 협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현재 야당이 이재명 대표 리스크로 인해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표가 참석하는 첫 고위 당·정·대 회의는 오는 19일 열린다.

김기현-안철수, 손잡았지만... 당직 제의 고사

김 대표는 전대 기간 불거진 내홍 수습 행보에도 나섰다. 이날 여의도 한 카페에서 안철수 의원을 만나 "선거 과정에서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우리는 큰 틀에서 한 식구"라며 "오랫동안 노하우를 많이 축적하고 계신 선거 최고 경험자니까, 선배님이 가르쳐주시면 잘 실천하겠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이 화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 의원은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내년 총선은 민심 100%로 뽑히기 때문에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며 "민심을 제대로 용산(대통령실)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게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다만 김 대표와 안 의원의 입장이 모두 일치된 것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당내 과학기술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안 의원은 "다시 힘을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고사했다. 김 대표는 14일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회동하고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과의 만남도 조율하고 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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