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일본에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 야구 대표팀이 약체 체코를 상대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승을 신고했다. 앞선 2경기에서 21점을 헌납하고 붕괴됐던 마운드는 박세웅(롯데)이 안정적으로 지켰고, 타선도 초반부터 폭발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3차전에서 선발 투수 박세웅(롯데)의 4.2이닝 8탈삼진 무실점 호투와 김하성(샌디에이고)의 솔로 홈런 2방을 앞세워 체코를 7-3으로 꺾었다.
선수 대부분이 직업을 가진 ‘투잡’ 팀을 만나 1승을 챙긴 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 중국과 최종전을 치른다. 이날 중국을 최소 실점으로 잡고, 체코가 호주에 다득점 승리를 거둔다면 실낱같은 8강 희망이 생긴다.
대표팀 투수진의 유일한 희망 박세웅이 벼랑 끝에 놓인 팀을 살렸다. 박세웅은 1회에 삼진 2개 포함해 세 타자로 깔끔하게 막았다. 2회에는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고, 3회와 4회도 연속 범타 처리했다. 단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는 퍼펙트 투구를 이어가던 박세웅은 5회 선두타자 마르친 체르벤카에게 2루타로 첫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무사 2루 실점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마테이 멘시크와 마르틴 무지크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9개를 던져 1라운드 한계 투구 수(65개)에 임박한 박세웅은 이후 곽빈(두산)으로 교체됐고, 곽빈이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다. 박세웅은 앞선 일본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1.1이닝 무실점 역투로 콜드게임 패배 직전에 놓인 팀을 구하기도 했다.
타선은 초반부터 폭발하며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말 타격감이 좋지 않은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대신 톱타자로 나선 박건우(NC)가 2루타로 포문을 열고 상대 우익수 송구 실책 때 3루까지 달렸다. 2번 김하성이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3번 이정후(키움)가 선제 1타점 적시타를 쳤다. 4번 박병호(KT)도 안타를 가동했고, 이어진 1·2루에서 강백호(KT)가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하위 타순으로 밀려난 김현수(LG)가 밀어내기 볼넷, 에드먼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5-0 리드를 잡았다. 2회말엔 김하성이 이번 대회 첫 안타를 좌월 솔로포로 장식했고, 7-2로 추격을 허용한 7회말에 또 한번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대표팀은 7회초에 난조를 보인 불펜진과 좌익수 김현수의 아쉬운 수비 때문에 2점을 줬다. 8회초에도 이용찬(NC)의 폭투로 1점을 헌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