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얼굴하고 똑같이 생겼다"...지인 폭행한 60대

입력
2023.03.11 15:20
법원 "죄책 무겁다"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선고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두른 60대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가 지인을 폭행한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을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신서원 판사는 지난 3일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씨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TV를 보던 지인의 머리를 알루미늄 소재 야구방망이로 네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TV를 보던 피해자에게 “윤석열 얼굴하고 똑같이 생겼다”며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약 4주간 치료해야 하는 상해를 입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야구방망이로 피해자를 때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 판사는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A씨가 때린 경위와 방법, 상해 부위 등에 관해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을 했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판사는 이어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 신고로 경찰이 A씨 집에 출동했을 때 피해자는 머리부위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집에서 피가 묻은 야구방망이가 바로 발견됐다”며 “상처 부위는 머리 정수리 쪽으로, 술에 취해 넘어지는 등의 사유로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행 수법과 피해자가 입은 상해 부위 정도 등에 비추어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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