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폐렴과 기관지염 등 호흡기계통 질환 의료 수준이 중국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암 중에서는 유일하게 전립선암이 중국보다 뒤처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도 보건의료·산업기술 수준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폐암 등 42개 질환 및 합성의약품 등 35개 산업 분야를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4개국과 비교한 결과다.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을 기준으로 다른 나라의 기술 수준을 평가했다.
한국의 보건의료·산업기술 수준은 미국의 79.4%이며, 기술 격차는 한국이 2.5년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은 88.4%, 일본은 81.7%, 중국은 74%였다.
질환별 의료기술 수준에서는 호흡기계통 질환이 가장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폐렴과 기관지염,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중국에 뒤져 5개국 중 가장 낮았다. 의료기술 수준은 전문의 등 각 분야 전문가가 △병인 규명 △예방 △진단 △치료 △사후관리 등 5개 분야를 종합평가한 점수다.
폐렴이 미국의 70% 수준으로 호흡기질환 중 가장 낮았다. 유럽(90%)은 물론 일본·중국(80%)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71%, 기관지염은 77.5%로인데, 중국의 점수는 각각 79%, 80%였다. 호흡기계통 질환 중 천식은 75%로 중국(62%)보다 높았지만, 유럽(90%), 일본(80%)보다 낮았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천식 등 일부 질환은 기기를 통한 직접적 치료보다 먹는 약과 주사제 처방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다른 나라와 큰 차이인데, 이런 환경이 반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립선암과 뇌경색도 꼴찌였다. 전립선암은 미국의 67.5%로 중국(70%)보다 뒤처졌다. 뇌경색도 84.5%로 중국(86.5%)에 밀렸고, 소화기계통에서는 치은염과 치주질환이 각 80%로, 중국(치은염 80%, 치주질환 79.5%)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근골격계통 질환은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골관절염과 척추증은 각 90%로, 다른 나라를 앞질렀거나 유럽(골관절염 85%, 척추증 90%)과 같았다. 불임· 난임도 89%로, 유럽(90%)과 비슷했고 일본·중국(80%, 60%)을 크게 따돌렸다. 눈 및 눈 부속기관의 질환은 유럽·일본과 같은 80%였다.
산업 분야는 대체로 중국보다 앞섰지만 디지털 헬스는 중국이 턱밑까지 추격했고, 의료 인공지능(AI)은 중국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의료와 디지털 치료기기는 각각 75%, 70%로 중국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AI 기반 질병 진단·치료시스템은 75%로 중국(88.5%)과 13.5%포인트나 차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