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피지컬100' 제작진이 결승 재경기를 두고 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자 "승부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어떠한 부당한 조작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현기 제작 총괄 프로듀서(CP)와 장호기 PD는 9일 서울 마포구 소재 MBC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결승전 원본 촬영 일부 영상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피지컬100'은 지난달 21일 우승자가 나온 뒤 준우승자인 정해민씨가 줄 당기기로 진행된 결승 경기에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해 잡음이 불거졌다. 경기가 두 번 중단돼 재경기가 이뤄졌고 이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경기에 앞서고 있던 자신이 결국 졌다는 게 그의 주장. 이런 주장이 제기된 뒤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재경기 공지를 프로그램을 통해 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이 논란은 이후 조작 및 특정 선수 밀어주기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이날 취재진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결승 경기가 시작된 후 약 1분 30여 초가 지나면서 도르래에서 소음이 났다. 처음엔 우승자인 우진용씨의 도르래에서 소음이 나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씨의 도르래에서도 같이 났다. 소음은 "끼잉" 하고 쇠 긁는 소리처럼 들렸고, 강도도 컸다. 시청자 입장에서 경기를 지켜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제작진은 경기가 시작한 뒤 10여 분이 지나서 경기를 중단했다.
장 PD는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를 이어가야 한다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소음이 지속적으로 크게 나 촬영분으로 사용이 어렵다는 기술적 판단으로 경기를 중단했다"며 "도르래 축이 무너지거나 굴러오면 출연자가 다칠 수 있고 안전사고의 신호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멈췄다"고 말했다. 승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경기를 중단한 게 아니라는 게 제작진의 해명이다.
제작진은 도르래의 녹을 제거하는 스프레이를 뿌리고 경기를 재개했다. 제작진 주장대로 소음이 컸는데 경기가 진행된 뒤 10여 분이나 지나서야 중단한 것은 참가자 체력 방전 등을 야기하는 늑장 대처로도 비칠 수 있다. 이에 장 PD는 "촬영 전 시뮬레이션을 정말 많이 했는데 갑자기 소음이 발생해 많이 당황했고 7, 8분 정도 회의를 하며 대책을 강구했다"며 "매끄럽지 못한 진행에 대해선 두 선수와 출연진 그리고 시청자에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다시 시작된 경기는 26초 만에 또 중단됐다. 이번엔 우씨가 줄을 당기자 도르래에서 줄이 매듭이 지어져 엉켜 돌아가지 않았다. 제작진은 바로 게임을 중단했으나 정씨는 계속 줄을 당기고 있었다. 결국 제작진은 호각을 울려 정씨 게임도 중단했다. 당시 정씨가 우씨보다 줄을 약 45m 더 잡아당긴 상황이었다. 이렇게 두 번 경기가 중단된 뒤 세 번째 재개된 경기를 제작진은 두 선수의 합의에 따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장 PD는 "휴식을 가진 뒤 며칠 뒤에 경기를 다시 하는 방법을 제안했는데 경기에서 앞서고 있어서인지 정씨가 당일 경기를 요구했다"며 "그간 경기에서 우씨가 우세를 보인 줄 길이만큼 자른 뒤 경기를 당일 재개하는 것으로 두 선수가 합의를 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논란은 '피지컬100'이 공정성이 생명인 스포츠 예능에서 경기가 두어 번 중단된 사실 자체를 고지하지 않아 불거졌다. 시청자들은 외부의 어떤 개입 없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게임에서 출연자들이 오로지 체력으로만 승부를 봐 이 프로그램에 환호했다. 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결승전 일부 시행착오를 알리지 않아 그것이 '내막'이 있는 것처럼 비쳤고, 제작진이 오해를 제공한 꼴이 됐다는 비판이다. 장 PD는 "스포츠처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게 아니라 오디오 사고가 났다는 것을 투명하게 공개했으면 좋았을 수 있겠단 생각도 하지만 당시엔 이를 충분히 설명하는 게 쉽지 않다고 판단해 (재경기 고지를 뺀 채) 그렇게 편집했다"며 "이미 지난해 8월 편집이 끝나 방송 후 상황 등에 대한 반영도 불가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