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미제' 인천 택시 강도살인 공범 "유족에 죄송"

입력
2023.03.09 08:58
검찰에 송치...다른 공범은 최근 구속 기소

16년 만에 붙잡힌 인천 남촌동 택시기사 강도살인 사건 공범이 유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미제 수사팀)은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한 40대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오전 인천 미추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A씨는 "유가족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발적 범행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A씨는 친구인 B씨와 함께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쯤 인천 남동구 남촌동 한 도로에서 개인택시기사 C(사망 당시 43세)씨를 살해하고, 현금 6만 원과 SM5 택시를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남촌동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고가 밑 도로에서 발견된 C씨 시신에선 흉기에 찔리고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됐다.

A씨와 B씨는 빼앗은 C씨의 택시를 이용해 범행 현장에서 2.5km 떨어진 미추홀구 관교동 주택가 골목으로 간 뒤 미리 준비한 크레도스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이들은 택시를 버리기 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뒷좌석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수사를 진행했으나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2016년 사건을 넘겨 받은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수사팀(미제 수사팀)은 A씨 등이 택시에 불을 지를 때 불쏘시개로 사용한 도주 차량의 차량 설명서에서 차량 전 소유주의 지문 일부(쪽지문)를 찾아냈다. 미제 수사팀은 이를 토대로 강도살인 피의자로 B씨를 특정하고 올해 1월 5일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 구속됐다. 경찰은 B씨 외에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였고, 지난달 28일 A씨를 주거지에서 긴급 체포했다. 두 사람은 교도소 수감 중 서로 알게 됐다. A씨는 경찰에서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B씨와 공모해 흉기를 미리 준비한 뒤 범행했다"고 털어놨다. B씨는 앞서 1월 검찰에 송치돼 구속 기소됐다.


이환직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