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김기현 당선에 "尹, 당 독점···공천협박 시작될 것"

입력
2023.03.09 07:18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대통령이 여당 의원 위에 군림, 폭정 길 열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당대표를 비롯해 '친윤(친윤석열)계' 일색의 새 지도부가 선출되자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8일 밤 페이스북에 "지난 8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말살해 마침내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독점하는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며 "오늘부터 공천 협박이 사실상 시작되고 민주정당의 건전한 경쟁과 비판의 목소리는 듣기 힘들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민주공화국 헌법이 3권 분립을 천명한 까닭은 무엇인가, 견제와 균형으로 폭정을 막기 위함"이라며 "행정부 책임자인 대통령이 입법부인 여당 의원들 위에 군림하는 것은 3권분립을 파괴하고 폭정의 길을 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나 아무리 당을 지배해도 국민의 마음까지 권력으로 지배할 수는 없다"며 "오늘 이 순간부터 국민의힘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권력의 오만을 용납하지 않는 민심"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과반 득표율을 기록한 김기현 신임 당대표를 포함 최고위원까지 모두 친윤계로 분류되거나 친윤계를 자처한 인사들로 채워졌다. 최고위원에는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득표순) 후보가 선출됐고, 별도로 뽑은 청년 최고위원에도 친윤계 장예찬 후보가 당선됐다. 비윤(비윤석열)계 후보들은 모두 탈락했다.

박민식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