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으로 직장동료 2500차례 성매매시킨 '인면수심 부부'

입력
2023.03.08 15:45
주범과 남편· 피해자 남편 모두 구속기소
성매매 대금으로 고급 외제차·호화 생활
돈 벌기 위해 성관계 동영상 촬영 강요도

30대 여성에게 가스라이팅(정신적 지배)과 폭력을 통해 수년간 성매매를 강요하고 거액의 성매매 대금을 착취한 40대 부부 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장일희)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41)씨와 A씨 남편 B(41)씨, 피해 여성의 남편 C(38)씨를 구속 기소 했다고 8일 밝혔다. B씨의 직장 후배로 이들의 범행을 도운 30대 남성 1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은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직장 동료였던 30대 여성 D씨를 상대로 2,500차례가량 성매매를 강요하고 성매매 대금으로 5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쯤에는 D씨를 죽도로 마구 때려 상해를 입히는 등 폭행한 혐의도 있다.

A씨 등은 D씨가 잠적하자 흥신소를 통해 D씨를 도운 사람의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140여 차례에 걸쳐 협박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한 혐의도 있다. 동영상을 팔아 돈을 벌어야 한다며 D씨에게 C씨와의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했다. D씨에게 3, 4인분 음식을 한 번에 먹도록 강요하고 D씨가 토하거나 목표치 몸무게에 이르지 못하면 폭행하기도 했다.

A씨 부부는 D씨가 금전 관리에 어려움을 겪자, 접근해 함께 살자고 꾀어 정신적으로 지배했다. 호의를 베푼 것을 빌미로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면서,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낮에는 자신들의 자녀 육아를, 밤에는 성매매를 강요했다. D씨는 A씨 부부의 권유로 일면식도 없는 C씨와 강제 결혼했고, C씨는 사실상 D씨를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

A씨 등은 범죄 수익으로 고급 외제차를 사거나 빚을 갚는 데 썼다. 검찰 관계자는 "B씨와 C씨는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송치됐지만 보완 수사를 거쳐 영장을 재청구한 결과 모두 구속됐다"며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피고인들이 보유한 아파트와 외제차 2대는 추징보전 조치했다"고 말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
대구=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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