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돌고래' 상괭이, 제대로 지킬 방법 찾겠습니다"

입력
2023.03.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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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보전단체 플랜오션 이영란 대표 인터뷰



"한중일 네트워크를 구축해 상괭이의 주된 사인인 혼획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상괭이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지난해 말 비영리 해양보전단체 플랜오션을 설립한 이영란 대표의 포부다. 이 대표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세계자연기금(WWF) 등을 거친 국내에서 손꼽히는 해양생물 전문 수의사다. 이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플랜오션 창립식을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 대표가 단체를 설립한 건 해양생태계 보전에 '올인'하기 위해서다. 그는 "예전부터 바다와 해양생물 보호, 지속가능한 어업 확대를 위한 전문 단체를 만들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며 "많은 분들의 응원으로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주력하는 것은 '웃는 돌고래'로 알려진 상괭이 보호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은 상괭이를 "얼굴 모양이 꼭 웃는 것 같아 귀엽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상괭이는 서해와 남해 연안에 주로 사는데 혼획(허가 어업의 조업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어획된 것)으로 매년 800마리 이상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혼획되는 상괭이 규모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상괭이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2020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상괭이 보전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부검과 연구를 통해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상괭이의 생태적 정보를 확보하고 한중일 네트워크를 구축해 혼획을 줄이기 위한 규제나 방안을 도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에는 상괭이를 부검할 만한 장소가 없다"며 "상괭이 부검도 하고, 또 시민들에게 상괭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상괭이 보전센터를 짓는 게 장기적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지속가능한 수산물, 이른바 '지수' 알리기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잡은 수산물을 인증하는 곳은 비영리단체인 해양관리협회(MSC)와 지속가능한양식관리위원회(ASC) 등이 있다.

이 대표는 "해양보전을 위한 여러 방법 중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확대하는 게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수산업체, 유통업체와 연합회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이를 알고 선택해야 한다"며 "지수를 알리고, 지수를 찾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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