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채용시험 경쟁률이 급락했다. 젊은 공직자의 조기 퇴직이 급증한 상황에서 공무원을 희망하는 이들이 크게 줄어듦에 따라, 국가서비스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올해 5,326명을 선발하는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 채용시험 원서 접수 결과 총 12만1,526명이 지원해 2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지원자는 전년(16만5,524명)보다 26.6% 감소했고, 경쟁률도 작년(29.2대 1)보다 크게 하락했다. 경쟁률은 7년 연속 떨어지고 있다.
올해 경쟁률은 1992년 19.3대 1 기록 이래 31년 만의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시험과목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를 경쟁률 하락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집 분야별 경쟁률은 행정직군은 4,682명 모집에 10만5,511명이 지원해 22.5대 1, 기술직군은 644명 모집에 1만6,015명이 지원해 24.9대 1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직렬은 62명을 선발하는 교육행정(일반)으로, 1만2,177명이 접수해 19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술직군에선 시설(시설조경)이 6명 선발에 312명이 접수해 5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쟁률 하락은 고교선택과목 폐지와 연관된 것으로도 분석됐다. 고교 사회, 과학, 수학을 시험과목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고교선택과목 제도는 지난해 폐지됐다. 인사처 관계자는 “고교과목 선택제 폐지와 함께 필수시험과목에 행정학, 행정법 같은 전문 과목이 포함되면서 수험생들 부담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9급 공채시험 지원자의 경우 고교선택과목이 도입되기 전(2010~2012년)에는 평균 14만7,000명을 기록했는데, 도입 기간(2013~2021년)에 20만2,000명으로 급증했다가, 이번에 제도 폐지 후 다시 14만 명대로 감소했다.
인구감소도 경쟁률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응시생의 61.4%를 차지했던 20~29세 지원자 비중은 올해 56.8%로 감소했다.
낮은 급여도 지원을 망설이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각종 수당을 합쳐도 9급 초임 월급은 236만 원에 불과하고, 이는 청년 퇴직자 증가로 이어졌다. 인사처에 따르면 재직기간 5년이 안 되는 공무원 퇴직자는 2017년 5,181명에서 2021년 1만693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인사처 관계자는 “정부의 공무원 정원 축소 방침에 임금도 동결돼 지원자가 다시 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