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8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무더기 이탈표'로 내홍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이 대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당의 불신 해소와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밝혔다. 더미래는 오는 15일 이 대표와의 간담회를 열고 갈등 봉합 방안 논의와 당의 진로를 모색한다. 비이재명계 의원모임인 '민주당의 길'도 다음 주부터 활동을 재개한다.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수박(비이재명계를 이르는 표현) 척결' 움직임 등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음에도 침묵하고 있는 이 대표의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더미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의 신뢰 회복, 혁신, 단결이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검찰독재정권의 민주당 탄압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불신으로 당이 분열 위기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민주당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분열을 조장하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거부하며, 민주당의 단결을 위해 당내 여러 의견 그룹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같은 결단을 주문하지는 않았다.
비명계 의원모임인 '민주당의 길'은 전날 만찬 회동을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 본격 활동을 재개한다. 민주당의 길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당내 이탈표'를 조직한 모임으로 지목되면서 2주 연속 예정된 세미나를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회동에선 이 대표를 향한 견제 수위를 조절하되, 공개 활동 폭을 넓히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길은 오는 14일 '대선 1주년, 민주당의 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총선에서 중요한 것은 의원들과 당원들의 마음을 집결시키는 것이지 한 사람의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며 이 대표의 거취와 주요 당직 개편을 에둘러 요구했다. 또 '수박 색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염두에 둔 듯 "역사적으로 민주주의를 한다고 대중의 말을 따랐다가 '대중 독재'가 된 사례들이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박홍근 원내대표는 9일 4선 의원들과, 오는 14일에는 초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내홍 수습책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