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식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미국 증시가 7일(현지시간) 2% 가까이 하락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긴축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 탓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72% 떨어진 3만2,856.46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던 다우지수는 1월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마이너스(-) 상승률로 전환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53% 하락했고,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도 1.25% 하락하며 각각 장을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초강경' 발언이 악재로 작용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3월 '빅스텝(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최종 금리가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미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등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된 만큼,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시장도 이달 빅스텝 가능성에 '베팅'했다. 미국의 금리 수준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달 연준의 빅스텝 확률을 70.5%로 보고 있다. 전날 예상치((31%)보다 두 배 이상 치솟은 결과다.
파월의 '매파 본색'에 채권시장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연 5%를 돌파해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10년물은 한때 4%를 재돌파했다가 3.97%대로 소폭 하락한 상태다.
기술주가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테슬라는 3.15% 급락했다. 애플(-1.46%)과 알파벳(-1.3%), 마이크로소프트(-1.1%)도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전기차업체 리비안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13억 달러(약 1조7,0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 계획을 밝히자 15% 가까이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