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표' 우뚝 선 김기현, 대선서 '尹-이준석 갈등 중재'로 존재감

입력
2023.03.0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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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의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靑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후 투사 변신

전당대회 초기부터 친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로 사실상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은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울산시장을 지낸 4선 의원이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울산 남을에 출마해 여의도에 입성했다. 이후 18, 19대 총선에서도 연이어 당선됐다. 초선 시절부터 개혁 성향 소장파 의원모임 '새정치수요모임'에 참여했고, 계파색이 옅고 합리적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출마해 당선됐을 때까지만 해도 그의 정치 이력은 '탄탄대로'였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하면서 울산시장 재선에 실패하면서 그의 정치 이력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공천장을 받은 날, 김 대표의 동생이 건설현장에서 외압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울산경찰청은 울산시청과 시장 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고 반발했지만, 보수정당의 텃밭임에도 낙선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그러나 2019년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하며 수사를 종결했다. 이후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지기인 송 후보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김 대표는 '투사형'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하는 자유한국당의 삭발 투쟁에 참여하기도 했다.

절치부심 끝에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재입성한 후 2021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당시만 해도 당 안팎에서 그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선거전략과 인사를 두고 갈등했을 당시, 두 사람의 화해를 중재하면서 주목받았다.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는 평가가 많다.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당정일체'를 강조하며 이번 전대에서 김 대표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배경이기도 하다.

정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