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버가 손실됐던 삼성 SDS가 건물 공사를 맡았던 계열사 등으로부터 280억 원대 배상금을 받게 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삼성SDS가 삼성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삼성테크윈), 대성테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삼성SDS에 283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주문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2014년 4월 20일 경기 과천의 삼성SDS 데이터센터의 옥상 위에 설치된 연도하우징 좌측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센터 본체 건물 외벽과 옥상 및 11층 내부 전체가 소실됐으며, 10층에 있던 전산장비 서버와 전기설비, 컴퓨터 등도 불에 타 없어지거나 침수됐다. 고객사인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의 서버가 손실되면서 삼성SDS는 200억 원대 보상금을 물어야 했다.
사고 발생 직후 삼성SDS 직원들은 데이터센터 근처 PC방을 모두 빌려 방화벽을 열고 작업하는가 하면, 화재 열기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이스크림 회사에 웃돈을 주면서 드라이아이스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일화는 최근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산 마비 사태가 발생하면서 다시 회자됐다.
삼성SDS는 이후 데이터센터 건물 건설과 보안 관리 등을 맡았던 계열사들을 상대로 2017년 600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은 "하도급 회사들의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은 그러나 삼성SDS 손을 들어줬다. 당시 발화 경위와 공사 하자 여부 등을 따져봤을 때 경비업 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책임은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건축마감 공사를 시공한 당사자가 적절한 보완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채 공사를 종료하는 위법행위를 했고, 그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며 공사 위탁계약을 맺은 업체들이 연대해 283억 원대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