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곧 당선 1년을 맞이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특별하게 뭐가 잘 됐다고 평가할 만한 게 없다"고 혹평했다.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해결책 발표에 대해서는 "미국의 희망대로 한국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상당한 반발을 어떻게 진정시킬지는 윤 대통령의 정치 역량에 달렸다"고 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여러 가지 정치 여건이나 경제 여건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이 됐다"며 "여야 간 협의를 잘해서 대통령이 바라는 바가 이행될 수 있도록 했으면 가장 좋았을 텐데, 대통령이 야당을 상대하려고 하는 그런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여당인 국민의힘이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전당대회에서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 여러 가지 혼란 상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과연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서 국민의힘이 정치력을 발휘해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했다.
특히 윤심(尹心) 논란을 언급하며 "그게 좀 아쉬운 점"이라고 콕 집어 얘기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대표 선출에 대해서 아무런 의사 표시를 안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만약에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승리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당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김기현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당이 종전같이 대통령의 의중대로 따라가지 않았다는 모습"이라며 "대통령의 입장에서 상당히 거북스러운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당을 창당할 가능성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분당이 되려면 현역 의원들이 그룹으로 빠져나가야 된다는 이야기인데 선거를 앞두고 그런 모험을 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일부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후에 분당한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며 "사실 제3의 세력이 생기려면 금년 여름부터는 최소한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공천받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선 "노원구라는 데가 국민의힘으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구역이라, 누가 대표가 되거나 어떤 감정을 전제로 하지 않는 이상은 공천을 해 줄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본다"며 "여러 가지 전략상으로도 공천해 주는 것이 국민의힘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전략적으로 잘 판단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그는 또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해결책 발표를 두고서는 "미국이 대중 관계 때문에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입장에선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미국의 희망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인한 상당한 반발을 각오해야 한다"며 "반발을 어떻게 진정시킬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인 능력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중점 추진 중인 노동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의 불법행위를 처리하는 것과 노동개혁은 별개의 사항"이라며 "노동조합의 불법적인 문제는 법률로 해결할 문제이고, 노동 개혁은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조합법 자체가 현실에 맞느냐, 안 맞느냐를 따져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노조의 기득권을 뺏는다고 청년 일자리가 생기는 건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