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개월 만에 다시 감소했다. 주춤하는 듯했던 ‘강(强)달러’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다른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2월 말 외환보유액은 4,252억9,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46억8,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해 11월 4개월 만에 반등한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 다시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한은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과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등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월 말 102.28에서 2월 말 104.67로 2.3% 상승했다. 이 기간 △유로화(-2.2%) △파운드화(-2.3%) △엔화(-4.2%) △호주달러화(-4.4%) 등 주요 통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하락했다.
외환보유액을 구성하는 자산 중 가장 많은 비중(88.1%)을 차지하는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744억9,000만 달러)은 30억7,000만 달러 늘었다. 반면 현금에 해당하는 예치금(267억5,000만 달러)은 환율 영향으로 한 달 사이 74억2,000만 달러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과 IMF 예치금 중 되찾을 수 있는 금액인 IMF포지션도 소폭 줄었다.
1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4,300억 달러로 세계 9위 자리를 지켰다. 3조1,845억 달러를 보유한 중국이 1위고, 이어 일본(1조2,502억 달러), 스위스(9,301억 달러), 러시아(5,970억 달러) 등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