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눈동자에 반사된 스마트폰 속 작은 세상
입력
2023.03.06 04:30
왕태석
기자
스마트폰 게임에 빠진 은솔(12)이의 눈동자에 반사된 스마트폰 속 작은 세상은 아이의 유일한 안식처다. 최주연 기자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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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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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 '거듭' 반대… "하마스, 휴전안 수용해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휴전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로 진격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미국 백악관은 "우리는 라파에서의 대규모 지상 작전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우리는 라파 피난민 150만 명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작전을 보고 싶지 않다"며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라파에서의 대규모 작전이 갖는 위험성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에 사적으로는 물론 공개적으로 이를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 철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바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앞서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가족들을 만나 라파 공격 강행 의사를 밝히며 찬물을 끼얹었다. 다만 커비 보좌관은 "하마스를 위해 테이블에 놓인 이 제안은 이스라엘이 신의(in good faith)를 갖고 협상한 것"이라며 "이 협상을 타결하려는 이스라엘의 진지함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 앞에 놓인 것은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건강하고 매우 좋은 제안"이라면서 "하마스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 타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과도하게 확신한다고 말하지는 않겠다"라면서 "나는 우리가 매우 실용적인 입장이라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것은 하마스도 합류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제안이다"라면서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일정한 날짜 이후에는 안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중요하다. 우리는 인질을 집에 데려오고 일시적 휴전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4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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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증인 비방' 트럼프, 9000달러 벌금… "계속 하면 수감"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벌금 9,000달러(약 1,200만 원)를 부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관련 형사 재판의 핵심 증인 등 관련자를 비방하지 말라고 법원이 내린 '함구령'을 어긴 탓이다. 법원은 계속해서 함구령을 위반할 경우 수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후안 머천 뉴욕 맨해튼지법 판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내린 함구령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그에게 벌금 9,000달러를 부과했다. 앞서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번 재판 관련 증인과 검사, 법원 직원, 배심원 등을 비방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린 바 있다. 비방 금지 대상에는 이들의 가족도 포함됐다.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대선 캠프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총 9차례 증인과 배심원을 공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부과와 함께 게시글 삭제를 명령했다. 머천 판사는 "법원은 적법한 명령을 지속해서 의도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은 피고인의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 권리를 잘 알고 있고, 해당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입장"이라면서도 명령 위반이 지속될 경우 필요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감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하는 등 34개 혐의로 지난해 3월 형사기소됐다.
하이브 vs 어도어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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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검'이 증명한 뉴진스 파워...민희진과 결별해도 계속될까?
“개저씨들은 절대 이런 순수하고 맑은 느낌을 낼 수 없지.” “뉴진스는 시대의 상징, 독보적인 존재.” 27일 공개된 그룹 뉴진스의 신곡 ‘버블검’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영상에 달린 인기 댓글들이다. 뉴진스 팬이 대부분이란 점을 감안해도 여느 K팝 뮤직비디오와 달리 ‘독보적인 감성’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가요계에선 이번 신곡을 제작한 이른바 '뉴진스 맘'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신곡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어도어와 모회사 하이브의 분쟁 속에 뉴진스와 K팝 팬들의 여론을 좌우할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버블검’ 뮤직비디오는 별다른 홍보 없이 공개된 지 나흘 만에 조회수가 1,600만 회를 돌파했다. 5월 정식 컴백을 앞두고 발표된 곡으로, 듣기 편한 팝 장르 안에 도회적인 시티팝, 펑키한 R&B 등이 더해졌다. 데뷔 초의 ‘하이프 보이’나 ‘디토’만큼 강렬하진 않지만 수작이라는 평이 많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250이나 프랭크(FRNK)처럼 실험적인 성향의 프로듀서를 과감하게 기용해 K팝 자장 안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다른 음악을 만드는 것이 민 대표의 특징인데, 이번 곡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다소 아쉽다는 평도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데뷔 당시 뉴진스의 곡들이 줬던 신선함이나 충격은 느낄 수 없는 평이한 곡이라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민 대표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음악을 넘어 뉴진스라는 총체적 콘셉트의 독특한 미감을 만들어내는 능력 때문이다. ‘버블검’의 뮤직비디오가 그 예다. OGG비주얼의 이영음 감독이 연출한 뮤직비디오는 1990년대 일본 학원물을 연상시키는 모티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낯익으면서도 낯선 세계를 만들어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1980~1990년대를 산 세대들에게 영감을 준 콘텐츠, 당시의 하위문화적 요소들을 K팝에 이식한 뒤 철학을 불어넣는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라며 "이것을 대중이 좋아하는 콘텐츠로 만드는 게 민희진만의 작법”이라고 말했다. 뉴진스가 세대, 성별, 취향을 초월해 인기를 끄는 건 ‘레트로’ 이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도헌 평론가는 “이번 뮤직비디오의 미적 감각은 과거를 가리키고 있지만 과거처럼 느껴지지 않고 현실을 초월한 이상향이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의 세계, 안식처 같은 느낌을 주면서 강력한 시·청각적 쾌감을 주기에 많은 사람을 끌어들인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K팝 업계에서 독보적 존재로 꼽힌다. 대부분의 K팝 기획사에선 스태프들이 담당하는 음악 프로듀싱, 뮤직비디오, 가수들의 의상·헤어스타일 등 이미지 연출, 앨범 재킷·홍보물 등 시각 디자인에 직접 관여하며 일관된 콘셉트를 만들어낸다는 점 때문이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편집장을 지낸 문화칼럼니스트 겸 작가 김도훈씨는 “K팝은 어느 정도 공식화돼 있어서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돼 있는데 민 대표는 디테일이 한 발 앞서 있기에 업계에서 따라가기 힘든 프로듀서가 됐다”고 평가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 해임을 위한 어도어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해 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냈고 30일 관련 절차가 시작됐다. 약 3주 뒤 법원 결정이 나오면 해임될 가능성이 크다. 민 대표가 손을 뗀 뉴진스가 지속가능할지에 가요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전문가들은 인기를 단번에 잃진 않겠지만 고유의 정체성을 이어가긴 어렵다고 본다. 김도훈씨는 “뉴진스는 2년 만에 아이콘이 된 데다 팬덤이 엄청나서 민 대표가 없어도 생명력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이전과 같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尹-李 첫 영수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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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채 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 여부부터"… 후속 회담 선 긋는 민주당
29일 열린 영수회담 직후 대통령실은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반면 회담 결과에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인 더불어민주당은 2차 회담에 거리를 두고 있다. 회담을 대하는 윤석열 대통령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전제를 깔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5월 국회 처리를 강조한 '채 상병 특별검사법'을 시험대에 올리는 분위기다. 해당 사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가늠자로 삼겠다는 얘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3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2차 회담 가능성에 대해 "5월 본회의를 통과하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가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확인할 리트머스 종이"라며 "그게 (후속 회담 성사에) 제일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회담에서 제대로 논의하지 못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 입장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독대 가능성을 거론하고, 윤 대통령이 2차 회담 장소로 '국회 사랑재'를 지목한 사실까지 소개하는 대통령실과 분명한 온도 차가 느껴지는 분위기다. 실제 회담에 배석했던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일시적인 방편으로 사용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향적인 입장 전환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민생협의체' 중심의 대화에 이 대표가 거절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진 정책위의장은 "여야정 협의체가 가동되려면 적어도 대통령이나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민생 회복 조치가 무엇인지 대안을 내놓고 논의해 보자고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회담에 대한 민주당의 신중한 반응은 자칫 대통령실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과 같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공전만 거듭할 경우, 자칫 불통의 이미지로 지지율까지 낮은 윤 대통령의 국면 전환에 들러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 사진에 보조만 맞추는 회담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국정기조 전환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게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도 대놓고 대화의 끈을 완전히 놓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자칫 강경 이미지로 비쳐질 경우, 힘들게 잡은 정국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여야정 협의체와 관련해 "그런 제안이 온다면 민주당은 당연히 태스크포스(TF)부터 구성해 민생 경제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