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해 경제성장률 5% 안팎"... 역대 최저치 제시

입력
2023.03.05 16:30
'2023 양회' 개막... '시진핑 집권 3기' 공식 출범
보수적 목표 설정... 무리한 성장보다 '안정' 택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3% 안팎'... 국방예산 7.2%↑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3기 체제의 출범식 격인 '2023 양회(兩會)'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로 '5% 안팎'을 제시했다. 지난해 목표치인 '5.5% 안팎'보다 낮은 수치다. 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지정학적 위기 상승 요인 등을 고려, 비교적 보수적인 성장률 목표치를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목표는 5% 안팎"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GDP 기준 경제성장률 목표를 공개해 온 1994년 이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발표 자체를 생략한 2020년을 제외하곤 가장 낮은 목표치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5.5% 안팎'을 성장률 목표치로 제시했지만,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 탓에 실제로는 3%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했다 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 등 위험 요소가 잔존한 만큼 올해엔 무리한 성장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목표는 지난해와 같은 '3% 안팎'으로 제시됐다. 중국의 지난해 연간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로, 엄격한 방역 정책을 펼친 결과 소비 활동이 정체되면서 정부 목표치를 밑돌았다.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2% 증액하기로 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개발도상국"이라면서도 "발전 과정에서 불균형과 불충분함이 두드러지고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중국의 현실을 진단했다. 이어 "올해는 안정을 우선시하며 발전을 추구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경제 정책의 목표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정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도 전날 개막했다. 중국은 매년 3월 '양회'로 불리는 전인대와 정협을 열어 한 해의 주요 정책 목표를 공개한다. 올해 양회에서는 지난해 10월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인선된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정부 고위직 인사가 확정된다.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20차 당대회에서 서열 2위에 오른 리창 공산당 상무위원이 리커창 총리의 뒤를 이어 새 총리에 오를 전망이다.

또한, 공안·방첩·호적 등 국가안보와 직결된 핵심 업무를 관장할 당 산하 중앙내무위원회(가칭)를 신설하는 한편, '홍콩 업무'를 기존 국무원에서 당으로 이관하는 등 '당강약정'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도 예고돼 있다. 이번 양회는 13일까지 이어진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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