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경북 경산시 한 회전교차로에 머물던 작은 개가 있었습니다. 개는 이곳을 떠날 줄 몰랐지만 늘 바라보는 쪽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가 몰려 있는 곳이었습니다. 개가 어떻게 이곳으로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주위 사람들과 동물단체는 재개발로 인해 사람들이 떠나면서 남겨진 개들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개는 어느 날부터인지 교차로를 넘나들며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보니 사람의 시선이 닿지 않는 나무덩굴에 강아지 네 마리를 낳은 겁니다. 엄마 개는 추위 속 로드킬(찻길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새끼들을 살뜰히 보살폈습니다.
사정을 알게 된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동자연)는 이 가족을 구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엄마 개가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데다 살아남은 강아지들도 결국 엄마 개와 같은 떠돌이 개가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활동가들은 새끼들을 지켜낸 개에게 팜이(3세)라는 이름을, 강아지들에게는 각각 귀리(2개월령∙수컷), 수수(암컷), 오트(암컷), 밀이(암컷)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팜이는 경기 남양주시 입양센터인 '온센터'에 온 이후 처음에는 낯설어하고 경계했지만 이제는 활동가가 다가오면 꼬리를 흔들고 간식도 먹으며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강아지 4남매는 강아지들답게 활발하고 호기심이 넘친다고 합니다. 나무덩굴 속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일밖에 없었던 이들에게는 폭신한 방석과 이불도, 장난감 모두 처음 접하는 것들이지요. 4남매는 움직이는 것을 무작정 따라가고 눈에 보이는 대로 뭐든 입에 가져다 댄다고 합니다. 활동가의 손가락과 머리카락, 신발 끈 모두가 이들에겐 장난감이라고 하네요. 서로 장난감을 차지하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기도 합니다.
오트는 네 마리 중 가장 힘이 세고 적극적인 성격입니다. '클라이밍 선수'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울타리를 뛰어넘으려는 의지가 강한데요, 사람 품에 안겨 있으면 얌전해진다고 합니다. 귀리와 수수는 활발한 성격으로 다른 형제들과 노는 걸 좋아한다고 해요. 가장 덩치가 작은 밀이는 온순한 성격으로 방석에 혼자 있거나 쉬는 걸 즐깁니다.
이민주 동자연 활동가는 "4남매는 모두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활동가를 만나면 한꺼번에 무작정 달려들 정도로 사람을 좋아한다"며 "나무덩굴과 서로의 온기만이 전부였던 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줄 평생 가족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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