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고전 중인 우크라이나가 계속 지원을 요청했던 미군 전투기 F-16. 미국이 마침내 F-16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첫발을 뗐다. 우크라이나 조종사 훈련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미국은 또 4억 달러(약 5,200억 원) 규모 추가 군사 지원과 러시아 제재로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돕고 있다.
미 NBC방송은 4일(현지시간) 미 의회 관계자 2명과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 애리조나주(州) 투손 기지에서 미군이 우크라이나군 조종사 2명을 대상으로 비행 시뮬레이터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군이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를 미 본토로 초청해 훈련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 당국은 우크라이나군 조종사 10명이 더 참여할 수 있도록 승인해 둔 상황이라고 NBC는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들어 러시아의 춘계 공세에 대비한 제공권 확보를 위해 F-16 지원을 요청해 왔다. 하지만 미국은 F-16이 우크라이나에 당장 필요한 무기는 아니라며 난색을 표시했다. 결국 이번 조종사 훈련은 장기적인 시간표 속에서 F-16 지원 길을 열어 뒀다는 미국의 제스처로 해석된다. F-16 제공 시 훈련과 인도에 필요한 시간은 각각 18개월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이번 훈련 목적이 조종 능력 향상과 우크라이나 조종사가 F-16을 비롯해 미군 전투기를 조종하려 할 때 어느 정도의 훈련 기간이 필요한지 파악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미 행정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군이 실제 비행기를 조종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당장 F-16을 우크라이나에 줄 계획은 없다는 의미였다.
미국은 또 다양한 방식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이어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3일 워싱턴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은 중요한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나섰고, 군사 지원을 넘어 우크라이나 사기에 미친 영향도 심대하다”라고 치켜세웠다.
독일은 러시아 침공 초기만 해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전쟁 양상이 길어지면서 지원 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각각 주력 탱크인 에이브럼스M1,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에 함께 지원하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및 곡사포 포탄, 브래들리 전투차량 포탄 등 4억 달러 규모 무기를 추가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과 국무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권 인사 인권 유린 연루 이유로 러시아인 6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