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을 하다가 집에 불을 질러 아내를 숨지게 한 뒤 단순 화재 사고로 위장하려고 시도한 남편이 재판에 넘겨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여주지청 형사부(부장 이정화)는 이날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올해 1월 30일 오후 11시 30분쯤 경기 여주시 가남읍 집에서 아내 B씨와 부부싸움을 하다가 격분해 B씨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한 뒤 집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을 은폐한 정황도 확인됐다. 그는 불을 낸 뒤 119에 전화해 “귀갓길에 보니 집에 불이 났다”고 신고했다.
A씨의 범행은 경찰이 현장 감식에 나서면서 들통났다. 경찰은 현장 조사 과정에서 휘발유 등 인화 물질 반입 흔적을 찾아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B씨의 목뼈 일부가 골절된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 발생 이틀 후에 A씨를 긴급체포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범행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를 찾아냈다.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씨가 화재 발생 전 집에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물체를 집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는 영상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집에 불을 질렀을 당시 B씨가 살아 있었다는 국과수 의견에 따라 A씨에게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를 적용했다”며 “단순 화재 사망 사고로 알려졌던 사건을 추가 수사를 통해 중대 범죄였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