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아파트 발코니에 일장기를 내건 세종시 아파트 주민이 자신의 집 앞에서 항의한 주민들을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세종남부경찰서는 3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항의하러 집을 찾아 초인종을 누른 사람들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전날 접수 받았다"며 "해당 사건을 수사팀에 배정했다"고 말했다.
수사를 의뢰한 민원인은 1일 오전 세종시 한솔동 한 아파트 발코니에 일장기를 걸었던 인물이다. 당시 집에 있으면서도 인기척을 내지 않고 관리사무소 등의 전화를 피하던 거주자들은 주민들이 초인종을 누르고 발코니 밑에서 고성으로 항의하자 내려와 주민들과 험악한 상황을 연출했다.
그들은 또 "일장기 건 게 대한민국 법에서 문제가 되느냐"며 "(윤 대통령이 삼일절 경축사에서) 일본이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혔고, 그 부분에 대해 옹호의 입장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30대 부부로 추정된 커플은 자신들을 '일본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세종시는 "입주자카드엔 한국인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민원인에게 출석을 요구할 것”이라며 “(항의 주민들의) 주거침입 여부 등 자세한 내용은 진술을 들어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수사는 내주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장기 게양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해당 커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장기 게양을 비난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 카페에는 '쪽바리 한국 싫으면 일본 가라', '짐승만도 못한 쪽바리', '선열들이 목숨바쳐 지킨 나라인데', '폭탄 투하하는 심정으로 짱돌 던지고 싶다' 등의 글이 계속 올라왔다. 전날 오후 지역 주민들은 일장기를 내건 집 앞에서 ‘일장기를 다는 매국노', '일본으로 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아파트 입구에는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의 이름으로 플래카드도 걸렸다. '대한민국 독립역사의 첫 기념일 3·1절에 일장기를 내건 쪽바리놈은 한국이 싫으면 현해탄을 건너 일본으로 가라! 너에게는 마지막 경고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태극기 게양 캠페인' 동참 주민도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한 달 내내 걸겠다', '태극기 걸었어요. 한솔동이에요', '아름동인데 태극기 걸었다'는 글과 함께 태극기 게양 인증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장기를 내건 거주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글도 올라왔다. 그는 “히노마루(일장기의 일본식 표현)를 게양한 집의 처"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온갖 욕설과 불법행위 아주 가관이었다. 네가 글 올려서 덕분에 잘 고소했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그러면서 "불행한 너희들이 한국이라 벌금형이겠지만 합의는 없다. 욕설한 게 애국이라는 수준 보니 참 기가 막힌다. 약식기소 통보서 나오면 남편한테 잘 숨기라"고 조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