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K팝의 성장률을 보면 둔화하는 게 보인다"며 "방탄소년단의 입대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면 다행인데 이대로 놔두면 위험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나섰다"고 3일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방 의장이 SM 인수전과 관련해 직접 나서 입장을 밝히기는 지난달 10일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의 일부 지분 인수 발표할 때 그와 함께 성명을 낸 뒤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에 따르면, 방 의장과 CNN의 인터뷰는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진행됐다.
하이브의 SM 인수 시도를 두고 K팝 시장에선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를 두고 방 의장은 "음반 시장에서 과점이 일어날 거란 얘기를 하고 있는 데 그 음반이 어디서 팔리고 있느냐를 분석해야 한다"며 "한국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 물량을 빼고 나면 SM과 하이브의 국내 음반 판매 물량은 합쳐도 국내 독점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와 저스틴 비버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이타카 홀딩스를 2021년 인수한 것처럼 하이브의 SM 인수는 IP(지식재산권) 확보와 플랫폼 확대를 통해 세계 음악 시장에서 K팝 산업의 입지를 넓히려는 전략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하이브가 SM 경영권을 확보하면 SM의 콘텐츠 독창성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방 의장은 "SM같이 훌륭한 회사가 좋은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오랫동안 슬퍼했다"면서 "하이브는 예술가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자율성을 건드리지 않고 경영 프로세스 측면에서 도움을 주는 좋은 회사라는 건 이미 알려졌다. 우리가 SM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기대했다. 기업 정서 관점에서 못 받아들이거나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인상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의 SM 경영권 확보 방식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SM 매니지먼트 팀이 대주주 없이 분산 점유된 회사를 본인들의 마음대로 운영하려 하는 게 더 문제"라고 맞섰다.
그는 "기본적으로 대주주 혹은 과점주주의 의사에 반해서 회사를 매집할 때 적대적 M&A라고 한다"며 "우린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본인의 동의에 따라 대주주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것을 적대적 M&A라고 규정하는 것은 선전용 용어"라고 주장했다.
방 의장의 이런 주장을 두고 SM은 "적대적 M&A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SM은 이날 입장문을 내 "적대적 M&A는 대주주 혹은 과점주주가 아닌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는 이사회 동의 없이 강행하는 기업의 인수와 합병을 의미한다"며 "통상 공개매수나 위임장 대결의 형태를 취하는 데 현재 하이브가 시도하는 적대적 M&A 활동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비판했다. 하이브의 SM 인수 시 K팝 시장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도 "양사 결합 시엔 전체 시장 매출의 약 66%를 차지하는 독과점적 단일 기업군이 탄생하게 된다"며 "단일 기업의 시장 독과점은 K팝의 다양성과 공정 경쟁 그리고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며 하이브와 정반대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