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성 지지층의 이른바 ‘수박 색출’을 오히려 두둔하며 부추기고 있다. ‘수박’은 당 강성 지지자들이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 의원이나 당원들을 일컫는 말이다.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인 5선 중진 안 의원은 지난 2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당) 지지자들의 분노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가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 한 분이 자제해 달라 그래가지고 분노가 멈춰지면 공산당이지 않습니까?”라며 “배신자로 낙인이 찍혀 있는 분들 중에서는 억울한 분도 있겠지만 지지자들의 분노를 우리 국회의원이 이해하고 받아내야 된다”고 전했다. 오히려 수박 색출을 부추기는 듯한 뉘앙스다.
그는 “재밌는 것은 당원 가입이 늘고 있다”며 “민주당은 위기 때마다 당을 지키고자 하는 신규 당원 가입자들이 아주 증폭한 그런 역사를 지금 이 시점에서 보게 된다”고 말해, 수박 색출이 당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비명계 대표 격인 이상민 의원과 “요즘은 별로 이야기 안 하고, 요즘 별로 안 친하다”며 거리를 두기도 했다.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친분 관계를 유지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요즘은 (이상민 의원과) 생각이 틀리다”면서 “외부의 다른 적 때문에 지는 게 아니라 내부의 분열로 진다. 지금 어려울수록 단결을 해야 되고 중진들이 솔선해서 당의 단합과 화합을 위해서 역할을 해주셔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 말고 대안이 있습니까?”라고 덧붙여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서 나온 이탈표의 책임을 에둘러 이 의원에게 미뤘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은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지만, 당 지도부의 표 단속에도 다수의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 및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이에 분노해 이탈표의 주인을 색출하고 이들을 탈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 대표 및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인 ‘개딸’(개혁의 딸)과 ‘양아’(양심의 아들)들은 이탈표를 던진 의원에게 직접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 확인하거나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탈당 내지 반란표 투척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청원하고 있다.
표결 당일 게시된 ‘체포동의안 찬성 국회의원 명단 공개’ 청원은 3일 오전 7시 기준 3만1,443명이 동의했다. 또, 표결 이튿날 나온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해야 된다’는 청원에 대한 동의는 사흘 새 5만 명을 훌쩍 넘었다.
이 전 대표 제명 청원 작성자는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대장동 건을 터뜨려서 지금 이재명 대표를 고통받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낙연 전 대표”라면서 “지금 민주당의 반란과 분열의 씨앗은 이 전 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을 검사독재정권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라며 “더 나아가서 어제 체포동의안에서 그것도 민주당 내에서 반란표가 나오게 만든 것도 이 전 대표가 꾸몄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써 이 전 대표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