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부산 만덕∼센텀 지하 대심도 터널 공사장에서 발생한 토사유출 사고와 관련해 주변 지형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고 현장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하고, 당분간 인근 도시철도 3호선 일부 구간에 대한 서행 운행을 계속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2일 동래구 미남교차로 근처 토사유출 사고 현장에서 실시한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고 현장 주변 지상 구간 4곳에 설치된 침하계 수치를 분석한 결과, 사고 후 지반이 0.001∼0.003㎜ 침하한 것으로 조사돼 허용기준인 25㎜보다 크게 낮았다. 인근 도시철도 3호선 노선에 있는 2곳에서도 지반이 최대 0.007㎜ 침하해 허용기준인 ±7㎜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는 강화한다. 토사가 유출된 터널 천장을 보강하는 강관의 직경을 60㎜에서 114㎜로 키우고 강관을 2겹에서 3겹으로 늘린다. 토사가 유출되면서 생긴 750㎥ 규모의 공간은 모두 콘크리트로 채운다. 현재까지 220㎥가량을 메웠다.
사고 현장과 도시철도 노선 사이에는 경사계 3개와 침하계 9개를 설치해 지형 변화가 있는지 추가 측정하기로 하고, 인근 아파트 지반 침하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계측기도 설치한다.
경사계와 침하계 설치로 사흘가량 만덕터널 근처 도로의 일부 차로 통행을 제한한다. 도시철도 3호선 만덕∼미남역 구간의 열차 운행 속도를 보강공사와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2주일가량 시속 70㎞에서 25㎞로 늦춰 서행 운전한다.
현장 조사를 진행한 임종철 부산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연약지반에서 토사가 흘러내린 것으로 판단되는데 추가 붕괴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대심도 공사는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중앙로를 거쳐 해운대 재송동 센텀시티 수영강변대로를 지하터널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전체 길이 9.62㎞의 왕복 4차로 규모다. 민간투자비 5,885억 원을 포함해 모두 7,832억 원을 투입해 2019년 9월 공사를 시작했고, 2024년 10월 완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