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사건 당시 불법군사재판 등으로 희생된 3명의 유해가 75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8일 제주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제주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승덕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교수는 군법회의 판결 희생자 1명과 행방불명 희생자 2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유해를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70여 년 만에 유해를 확인한 가족들은 헌화와 분향으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의 딸은 “아버지를 평생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신원이 확인됐다는 연락을 받고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며 "너무 기쁘고 감사드린다. 나머지 행방불명된 희생자분들도 하루빨리 신원이 확인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신원 확인은 지난해 제주4·3희생자 유가족 279명의 채혈과 제주국제공항 발굴유해 유전자 대조 결과다. 지금까지 채혈에 참여하지 않았던 직계 및 방계 유족의 추가 채혈을 통해 거둔 성과라 의미를 더한다. 유가족 다수의 채혈 참여가 행방불명 희생자에 대한 신원확인 가능성을 키우기 때문이다.
행방불명 희생자들에 대한 유해발굴은 지난 2006년 제주 화북천을 시작으로 2007~2009년 제주공항, 2021년 표선면 가시리, 서귀포시 상예동 등에서 진행됐다.또 발굴된 총 411구의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이날까지 141명이다. 270구에 대한 신원 확인 작업이 더 진행될 예정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날 추도사를 통해 “오랜 세월 어둠 속에 잠들었던 4·3희생자 3명의 신원을 확인해 가족 품으로 보내 드린다”며 "가족 품에서 평안히 안식하기를 바라며, 통한의 세월을 버텨온 유족 한 분 한 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