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다모아 광고 기사?' '보험비교 사이트 광고인가?'
지난달 26일 제가 작성한 "'싼 줄 알았더니 제일 비싸'... 자동차보험 '호구' 벗어나는 법"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가입 규모만 2,451만 건에 달하는 자동차보험을 보험다모아를 통해 가입하면 가장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왜 일부 독자는 해당 기사에 분노를 표출했을까요. 그 분노의 원인과 의미를 짚어 봤습니다.
우선 '보험다모아'는 2015년 11월 금융당국이 주도해 만든 일종의 가격비교 플랫폼이에요. 금융위원회는 "국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쉽게 보험 정보를 비교해 보고 가입할 수 있으며, 사업비 절감에 따른 보험료 인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어요. 당시 드라마 '미생'으로 한창 주가를 올린 임시완씨가 출범 시연회에 참석했을 정도로 정부가 힘을 팍팍 준 정책이었죠.
물론 보험사들은 '보험다모아' 출범을 내켜하지 않았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개별 보험사 홈페이지에 일일이 접속해 1년마다 갱신을 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보험다모아가 나타나 가격비교가 쉬워지면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이는 보험사의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었죠.
우여곡절 끝에 보험다모아가 출범했지만 낮은 인지도가 최대 문제였어요. 보험다모아의 지난해 일평균 방문자 수는 6,836명이에요. 2017년(3,409명) 대비 2배 이상 늘긴 했어요. 그러나 시중은행 애플리케이션(30만 명 안팎)과 비교해선 상대가 되지 않고, 개별 보험사(3만 명 안팎)와 비교해도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보험다모아 운영은 법정 단체인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가 맡고 있어요. 각 협회는 운영비를 각 보험사로부터 받는데, 보험사들이 보험다모아를 싫어하니 적극적으로 홍보하기가 힘들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범 8년째인 최근까지도 '보험다모아'를 처음 들어 보거나, 민간 회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로 오해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진 거죠.
그런데 최근엔 보험사들 입장이 달라졌어요.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가시화했거든요. 그동안 온라인에서 다이렉트(계약자-보험사)로 팔다가 중간다리가 하나 더 생기는 것(계약자-플랫폼-보험사)이죠. 당국은 보험다모아가 활성화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일단 접근성이 높은 '메기'라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죠.
보험사들은 금융 플랫폼 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에요. 애초에 가격비교 자체도 싫었는데, 중간다리가 생기면 수수료가 발생하고, 이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든지 자신이 떠안든지 해야 하거든요.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다모아가 성공했더라면, 금융 플랫폼이 들어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보험다모아를 크게 키우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그간 보험다모아 활성화에 소극적이었던 보험사들이 역풍을 맞는 모양새죠.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보험다모아를 이용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어요. 비교·추천 서비스는 빅테크와 제휴를 맺은 보험사들 상품만 비교할 수 있지만, 보험다모아는 법에 따라 여전히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확인할 수 있거든요. 가격비교를 한다고 해서 마케팅 정보 수신에 동의를 할 필요도 없고요. 보험다모아는 앞으로도 계속 운영이 된다고 하니 안심하고 사용하기 바랍니다.
※관련 기사 및 홈페이지
-"'싼 줄 알았더니 제일 비싸'... 자동차보험 '호구' 벗어나는 법"[내돈내산]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22121320005833?did=NA
https://e-insmarke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