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대출금리가 두 달 연속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대출 금리는 2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하지만 예금금리가 더 큰 폭으로 내리면서 은행 예대마진은 오히려 확대됐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5.46%로 전월 대비 0.10%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9개월 만에 처음 0.08%포인트 하락한 뒤 두 달째 내림세다.
가계대출 금리가 한 달 사이 연 5.60%에서 5.47%로 0.13%포인트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전월 대비 떨어진 건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하락하면서 기업대출 금리도 0.09%포인트 내린 연 5.47%를 기록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전체 가계대출 금리를 끌어내렸다. 지난 연말엔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연 7.97%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이런 요인이 사라지자 다시 연 7.21%로 떨어졌다. 금리 수준이 낮은 안심전환대출 취급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0.05%포인트 내렸다.
지난달 예대금리차는 0.29%포인트 확대된 1.63%포인트로 한 달 만에 다시 벌어졌다. 수신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많이 떨어진 결과다. 은행 간 수신 경쟁이 완화하고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1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는 연 3.83%로 전월 대비 0.39%포인트 내렸다. 대출금리(-0.10%포인트)보다 하락세가 가파르다.
이는 수신과 대출의 만기별·종류별 비중 변화에 기인한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박창현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수신금리의 경우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물 비중이 커졌다”며 “반면 기업대출은 1년 미만 대출 비중이 축소됐고,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비중이 늘어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출금리의 추세적 하락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박 팀장은 “금리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면서 “이달 초를 저점으로 시장금리가 다시 소폭 오르는 가운데 은행들의 가산금리나 우대금리 조정을 같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