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백종원 "목숨 걸 생각 아니면 관둬라"...예산시장에 '쓴소리'

입력
2023.02.28 16:20
백종원 효과에 인기 누렸지만 
위생불량 방문객 후기 이어져  
검게 탄 닭 바비큐 진실공방도
재정비 후 4월 1일 재개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뿔났다. 백 대표와 손잡고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에 나선 충남 예산상설시장의 위생상태를 점검하면서다. 최근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말 방문객만 1만 명에 달했던 이 시장은 방문객들로부터 제기된 위생 불량 등으로 현재 재정비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27일 공개된 백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 ‘여기에 목숨 걸 거 아니면 하지 마세요’란 제목으로 올려진 영상에선 이런 내용이 그려졌다. 18분 9초 분량으로 게재된 이 영상엔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5개 점포 상인들의 개업 준비 과정이 담겼다.

개업에 임박한 시점, 점포들을 둘러본 백 대표는 화구에 낀 음식 찌꺼기와 미흡한 식재료 준비 상황 등을 확인하고 “장담하는데 이렇게 장사를 시작하면 가게는 두 달 만에 개판 된다”며 “내가 그런 꼴을 너무 많이 봤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일 평균 20~30명에 그쳤던 예산시장 방문객은 지난달 9일 개업 이후 평일 5,000명, 주말엔 1만 명 등으로 급증하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방문객들로부터 “다시 갈 곳은 못 된다”, “먼지를 먹는 건지 밥을 먹는 건지 못 가겠다”,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잠깐 반짝하다 망하겠다” 등 마구 쏟아진 함량 미달의 위생 문제 탓이다.

한 점주는 좋지 않은 후기를 남긴 방문객과 온라인상에서 공방까지 벌였다. 예산시장 방문객이라고 밝힌 A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검게 탄 닭 바비큐 사진과 후기를 올리자, 해당 점주는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설전 끝에 A씨는 점주로부터 “더본코리아 법무팀에서 A씨를 찾고 있다고 한다”, “검사 친구가 있다고 했다” 등의 협박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점주는 “더본코리아 같은 큰 기업에서 나서기 전에 사과할 테니 잘 해결하자고 한 것과, 법조계에 있는 친구에게 물어보겠다고 한 말을 A씨가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이라고 재반박하기도 했다.

지역경제 회복 모델로 주목받았던 예산시장은 27일부터 한 달간 재정비 이후 4월 1일부터 재개장에 들어갈 예정이다. 백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예산시장 중단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다시 오고 싶은 예산시장을 만들기 위해 재정비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방문객 후기를 언급하며 “악담이 아니라 응원이라 생각하고 마음에 새겨 열심히 하고 있다”며 “상인들과 예산군 등 저희들이 폭발적으로 에너지를 합쳐 준비하겠다”고도 전했다. 재개장하는 예산시장에는 튀김, 피자 등을 판매하는 매장 5곳도 추가로 들어선다.

백 대표는 2018년부터 예산군과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창업지원자로 선정된 사람에겐 백 대표의 요리법 및 컨설팅과 함께 매장 인테리어도 무료로 지원된다. 백 대표가 내건 창업지원자 자격은 3가지다. 젊은 연령층이면서 예산 거주자, 근성 및 절실함을 가진 지원자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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