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개통 예정인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 기본계획안에 대해 전문가들이 역사 위치와 차량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대구교통공사 측은 소음 등에 대한 대책을 제시했으나 주민들이 노선변경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 서관 회의실에서 열린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사업 기본계획안 공청회'에는 시민 700여 명과 전문가 등이 이 노선에 대한 주민편의와 접근성, 도시경관과 추가비용 문제 등을 지적했다. 회의실 한쪽 벽면에는 '엑스코와 유통단지 없는 노선 절대로 반대한다' 등이 쓰인 현수막 2개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이용 편의를 먼저 지적하고 나섰다. 김병수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대구시 버스시스템 자료를 조사해보니 경북대 북문쪽 승하차 인원이 월 평균 8만 명, 서문쪽은 1만 명으로 8배 가량 차이가 난다"며 "경제성 문제와 공사비, 목적지 등 종합적으로 고려하더라도 경북대역을 북문 근처로 옮기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과 학생들도 복현오거리 인근으로 계획된 경북대역을 경북대 북문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대 학생 김현수 씨는 "범어역과 만촌역 인근 학생들이 등교하려면 947번 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이라며 "경북대 입구와 동떨어진 경북대역이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
엑스코역 위치도 논란거리다. 김상출 대구종합유통단지 이사장은 "엑스코역이 엑스코에서 200m나 떨어져 있다"며 "전자관이나 산업용재관은 엑스코선 개통 효과를 전혀 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15일 "경북대와 엑스코 접근성 문제를 다시 검토하라"고 지적했다.
경전철인 AGT방식이 도심경관을 훼손하고 일조권을 침해하며 소음을 유발하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도 "AGT방식인 인천 경전철 2호선을 타봤는데 하부도로에는 한낮에도 햇빛이 들지 않아 겨울이면 도로결빙에 따른 교통사고 우려가 있다"며 모노레일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엄정희 경북대 산림과학·조경학부 교수는 "AGT방식으로 건설하면 도심 한 복판에 콘크리트 하부기둥이 도로와 차로를 점용해 도심환경과 조화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일조권 문제 등 환경문제가 뒤따르는 AGT방식을 모노레일로 바꾸거나 지하화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프랑스 파리 등 세계적으로도 도심에서 사용한 고가 구조물을 없애고 지하화하는 사업에 수십 조를 들이고 있듯 대구도 향후에 이 같은 비용이 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대해 대구교통공사는 지적사항을 수긍하면서도 방음터널 등 AGT 방식의 보완책을 설명했다. 이강모 대구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AGT방식은 유사 시 신속한 대피가 가능하고, 작업자가 선로 등 구조물을 점검할 때 접근할 수 있어 유지보수 등 작업 능률이 좋다"고 밝혔다.
소음문제에 대해서도 "차륜과 차로의 마찰소음과 곡선구간 소음도 흡음판 등 소음장치를 추가해 해결하고, 완벽한 소음시설이 필요하다면 방음터널을 설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5년 착공예정인 엑스코선은 총연장 12.5㎞로 대구도시철도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부터 동대구역과 경북대, 엑스코를 거쳐 이시아폴리스 구간에 11개 역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차량시스템도 철제차륜 AGT방식으로 총사업비는 7,805억 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