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1주년을 맞은 가운데 동맹국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에 못지않게 우크라이나인들의 결사 항전 의지와 내부 결속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2일 지난 1년간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우선 외부 지지 못지않게 우크라이나인 스스로의 강력한 항전 의지가 당초 크게 밀릴 것으로 예상했던 우크라이나의 선전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대다수 우크라이나 시민이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전쟁 이전 분열됐던 국가 지도자와 군에 대한 지지도 크게 상승했다.
개전 후 7개월가량이 흐른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갤럽 조사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70%에 달했다. 특히 수도 키이우(83%) 등 서방에 우호적 여론이 강했던 서부 지역에서는 그 비율이 80%를 넘었다. 반면 '가능한 한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은 26%에 불과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군에 대한 신뢰도 크게 높았다. 전쟁을 피해 다른 나라로의 영구 이주를 희망하는 비율도 역대 최저를 기록, 내부적으로 높은 단결 상태를 나타냈다. 우크라이나군과 젤렌스키 대통령, 정부에 대한 지지여부를 묻는 조사에서 '지지한다'는 비율이 각각 94%, 84%, 60%를 기록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영구적으로 떠나고 싶다'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9%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반면 '우크라이나에 계속 살겠다'는 응답(89%)은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이민율이 높은 국가로 꼽혔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직전 해인 2021년에는 이민 희망 비율이 35%에 달했지만, 전쟁이 시작된 이후 오히려 급감한 것이다.
전쟁이 1년을 넘기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미국 여론의 흐름도 여전하다. 미국은 전쟁 직후부터 우크라이나에 물리적 인도적으로 전폭적 지원을 보내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분쟁이 장기화되더라도 미국의 우크라이나 영토 재탈환 지원을 지지한다'는 비율이 65%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조사 결과(66%)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러시아가 영토를 유지한다 해도 미국이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도 31%로 이전과 같았다.
갤럽 이외의 조사에서도 미국인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의 지난 1월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인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에 찬성한다'는 비율은 43%로 반대 입장(34%)보다 9%포인트 높았다. 미국인들의 러시아에 대한 감정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급전직하했다. 지난해 3월 조사에서 '러시아는 미국의 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70%로 전쟁 직전인 지난해 1월 조사(41%)보다 급상승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의 경쟁자'라는 응답은 같은 기간 49%에서 24%로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