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생명보험사가 종신보험 판매 과정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한 금융당국의 미스터리 쇼핑(암행 평가)에서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26일 종신보험 상품 가입에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이번 미스터리 쇼핑에서 생보사 17곳 중 15곳이 '저조' 등급을 평가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나머지 2곳도 '보통'을 받는 데 그쳤다. 평가 등급이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저조 등 5단계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고점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을뿐더러 대부분이 최하점을 받았다는 얘기다.
이번 미스터리 쇼핑은 외부전문업체 조사원이 고객으로 가장한 뒤 금융회사 모집인의 종신보험 판매 절차 이행 과정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평가 대상은 종신보험 판매 규모·불완전판매 민원 규모 등을 고려해 선정된 생보사 17곳이고,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실시됐다.
최하위 성적표를 받은 생보사들은 현행 법이 규정한 설명의무 이행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원·분쟁은 주로 보험금 지급 제한 사유·해약환급금 등에서 발생하는데 생보사들은 이런 정보들을 누락하고 간단한 보장 내용만 설명했다. 종신보험은 본인 사망 시 유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보장성 보험임에도 불구하고 "종신보험이 재테크용으로 보유하기 좋다"고 설명하는 등 부당권유 사례도 적발됐다.
판매 과정이 부실한 까닭에 실제 종신보험을 둘러싼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불완전판매 민원 중 종신보험 비중은 55.2%로, 2021년 상반기(47.8%) 대비 7.4%포인트나 증가했다.
금감원은 "'미흡' 이하 보험회사에는 직원 교육, 자체 점검 등이 포함된 자체 개선계획 수립을 요구·점검할 것"이라며 "특히 저조한 회사에 대해 대표이사 면담을 추진해 적극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