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계유산본부가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 등 야생 조류를 위협한다는 논란이 불거진 마라도의 길고양이들을 직접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세계유산본부는 27일부터 마라도 고양이들을 섬 밖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시작해 제주시 조천읍의 세계유산본부에서 보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유산본부는 24일 동물보호단체인 ‘전국 길고양이 보호단체연합’, 제주도 내 단체 ‘혼디도랑’,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 등과 함께 마라도 고양이 반출과 관련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유산본부는 27일부터 마라도 고양이 반출 작업을 개시하기로 했다. 또 길들여지지 않은 고양이와 중성화되지 않은 고양이를 중점 반출 대상으로 정했다. 제주대 오홍식 교수팀은 최근 고양이 개체 수를 60~70마리로 추정했다.
반출된 고양이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검진하기로 했다. 이후 건강한 고양이는 세계유산본부에서 보호 관리하고, 건강에 이상이 있는 고양이는 계속 치료하기로 했다. 최근 마라도에서 구조돼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가 완료된 고양이 4마리는 마라도 주민의 입양 여부를 확인한 후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어떤 기관도 야생성이 강한 순치되지 않은 고양이를 맡기가 힘들다고 결론이 나서 세계유산본부가 직접 보호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면서 “세계유산본부가 야외가 굉장히 넓은 공간이어서 야외에 동물원처럼 지붕까지 있는 보호시설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양이 관리는 지역 비영리동물보호단체에서 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