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후원금을 모금했다. 친이재명계로 민주당 강성 지지층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읍소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 외에 민주당에선 정청래, 최강욱 의원 등 친이재명계에서 '공격수' 역할을 하는 의원들이 한도(지역구 3억 원, 비례대표 1억5,000만 원)를 채웠고, 국민의힘에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재원, 이철규 의원이 한도를 채웠다. 여야 주류로 꼽히는 친윤계, 친명계에 대한 후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액' 현황에 따르면 김남국 의원은 지난해 3억3,014만 원을 받아 전체 의원 중 모금액 1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에 '연애 비법 전수'라는 글을 올려 "이 글을 보고 웃고 계시거나 연애 꿀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후원 꼭 부탁드린다"며 "후원금이 텅텅 비었다. 청년 정치인은 후원금 모금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의 뒤를 이어 이원욱 민주당 의원(3억2,669만 원)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3억2,103만 원)이 각각 2, 3위였다. 이밖에 김병욱, 윤상현, 정희용(이상 국민의힘), 이탄희, 위성곤, 김원이, 한정애(이상 민주당) 의원이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에선 친명계 의원들이 후원을 많이 받았다. 정청래(3억516만 원), 박주민(3억407만 원) 의원 등이 한도를 넘겼고, 이수진(2억9,868만 원), 박찬대(2억9,328만 원), 민주당 출신 무소속 민형배(2억9,999만 원) 의원은 한도를 거의 채웠다. 비례대표 의원 중엔 최강욱(1억5,613만 원), 김의겸(1억5,456만 원) 의원이 한도를 넘겼다.
국민의힘에서도 친윤계에 후원금이 몰렸다. 장 의원 외에 정희용(3억1,218만 원), 이철규(3억78만 원), 정점식(3억 원) 의원이 한도를 채웠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김기현 의원도 3억14만 원으로 한도를 넘겼다. 박성민(2억9,916만 원) 박수영(2억9,875만 원), 윤한홍(2억9,739만 원), 권성동(2억9,481만 원) 의원 등 친윤계가 한도를 거의 채웠다.
연간 300만 원 이상 '고액 후원자'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의원은 279명에 달했다. 고액 후원자들이 낸 후원금은 약 124억 원으로, 전체 국회의원 후원금(약 586억 원)의 21.2% 수준이다.
고액 후원자의 덕을 많이 본 의원들도 있었다. 장제원 의원 후원금 3억2,103만 원 중 2억571만 원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후원금 3억1,341만 원 중 2억1,900만 원이 각각 고액 후원자 몫이었다. 반면 정청래 의원은 지난해 후원금을 3억 원 이상 모금한 국회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고액 후원자의 후원금이 없었다.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약 586억 원)은 2021년(약 407억 원)보다 179억 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치러져 지역구 의원에 한해 후원금 한도가 3억 원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정당별 후원금 평균액은 민주당이 1억9,954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의힘(1억8,273만 원), 정의당(1억5,825만 원), 기본소득당(1억5,493만 원), 시대전환(1억5,142만 원) 순이었다.
중앙당 후원금은 지난해 총 59억5,160만 원이 모금됐는데, 국민의힘이 17억6,368만 원으로 1위였고, 원외 정당인 진보당(16억2,417만 원)이 2위였다. 정의당은 8억8,862만 원, 민주당은 4억5,244만 원을 모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