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0조 반도체 보조금 신청 접수…삼성·SK도 받을까

입력
2023.02.24 08:52
중국 생산시설이 변수
범용 예외 조항에 따라 보조금 지급 결정될 듯

미국 정부가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 등을 짓는 기업에 지급하는 총 390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의 보조금에 대한 신청을 내주부터 받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과 연구개발 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 보조금 수혜 대상이기는 하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신규 투자를 하지 않는 기업에만 보조금을 주겠다는 입장이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최종적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조지워싱턴대 강연에서 "다음 주 화요일(28일)부터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신청을 받는다"며 "보조금은 기업들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유인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미국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 지원금(132억 달러) 등에 5년간 총 527억 달러의 예산을 편성했다.

다음주부터 신청을 받는 것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주는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SK그룹은 반도체 연구개발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라, 보조금 수혜 대상이기는 하다. 러몬도 장관도 강연에서 "다들 인텔이 얼마를 받는지, 삼성이 얼마를 받는지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변수가 있다.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기로 상무부와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다만 범용(legacy)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존 시설 운영은 제한하지 않는다. 문제는 범용 반도체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반도체지원법은 범용 반도체를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28nm(나노미터)나 그 이전 세대로 규정했으나, 한국 기업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에는 특정 규격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향후 미 상무부 장관이 국방부 장관 등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지만, 업계는 범용 반도체의 기준을 너무 낮게 잡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상무부는 내주 보조금 신청을 받으면서 더 자세한 기준을 안내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도 삼성과 SK가 중국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면서 반도체지원법의 보조금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미 정부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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