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대 필수 코스? '임장 명소' 된 김기현 울산 땅

입력
2023.02.24 07:21
'김기현 울산 땅' 답사 인증 잇따라 
이준석 "정확히 무슨 동물 키울 땅?"

국민의힘 당권레이스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김기현 후보를 겨냥한 ‘KTX 인근 임야 투기 의혹' 공세가 펼쳐지고 있다. 해당 의혹의 땅을 직접 살펴보는 ‘임장 인증’글도 잇따랐다.


이준석 "해당 땅 원 소유주는 울산 지역 정치인"

당대표 후보에 출마한 천하람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이 전 대표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김 후보 소유 추정 땅 사진을 공유하며, ‘그 땅에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가 공유한 사진에는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한 비탈진 산지가 담겼다.

그는 앞서 김 후보측이 해당 땅 구입 목적으로 “은퇴하면 목장을 하기 위해서 그때 지인을 통해서 땅을 산 것”이라고 한 것을 겨냥해 “지역 주민들 말을 들어보니 이 지역은 소 한마리 키우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며 “목장을 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임야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주로 절벽에 사는 산양 사진을 공유하면서 “정확히 무슨 동물을 키울 목적으로 이 땅을 구매했는지가 현장에 와보니까 좀 이해가 안된다”고 재차 의구심을 표했다. 해당 땅이 목장을 하기에는 비탈진 땅이라는 점을 비꼰 것이다. 이어 “해당 땅의 원 소유주가 울산 지역 정치인이라는 증언을 들었는데, 좀 더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황교안 후보도 20일 해당 땅 답사 사진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황 후보는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유하며 왼쪽 빨간 직선으로 표시되는 곳이 곧 나게 될 지하도 위치라면서, 이 지하도가 김 후보 땅을 지나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 누구든지 궁금한 분은 김 후보의 울산 땅 현장에 가보시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 후보 땅 밑으로 터널이 지나가게 되는 게 아니라, 터널을 뚫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 땅이 바로 터널 입구가 되는 지형”이라고 묘사했다.

안 후보도 20일 페이스북에 “지난 대선 때 국민들은 차마 부동산 비리가 있는 이재명 대표를 찍을 수 없었기에 우리 당에 표를 준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다음 총선에서 부동산 의혹을 지닌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대장동 사건을 심판하지 못하고 오히려 심한 공격을 당해 표를 모두 잃고 말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김기현 "부도 위기 몰린 교회 교우가 부탁해 산 땅"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1,800배 시세차익 주장은 지난 2021년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당시 무소속) 의원이 처음 제기한 것으로, 김 후보 소유 임야가 아닌 KCC 언양공장 사원 아파트 부지 실거래가를 비교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 토지의 2022년 기준 개별공시지가가 1,220~2,270원인 반면, 근처 아파트 부지 공시지가는 25만4,600원으로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게 김 후보의 해명이다. 터널 계획을 확정한 주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김 후보는 수익성이 없는 땅을 왜 구입했냐는 질문에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우가 외환위기로 부도 위기에 몰릴 때 내게 사달라고 부탁해서 사게 됐다"고 설명했다. 토지를 판매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은퇴 후 소일거리 삼아 고향에서 살 생각으로 산 것”이라며 “팔 생각을 한 적도 없고 팔려고 해도 잘 안 팔릴 듯하다”고 답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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