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획일적 정답을 요구하는 교육에서 모든 아이가 자기만의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교육의 디지털 대전환입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디지털교육 비전 선포식 및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한민국 디지털교육 비전은 모든 교사들이 에듀테크를 활용해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두 축으로 사람(교사)과 기술(에듀테크)을 꼽았다. 먼저 교사의 역할 변화에 대해선 '학습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디지털 시대의 지식은 단순 암기가 아닌 개념의 이해 위에 창의성, 인성, 융합 역량을 쌓아야 한다"며 "이때 교사는 학생들이 역량을 잘 쌓을 수 있도록 맞춤 학습환경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식 전달은 인공지능(AI) 튜터 등 기술의 도움을 받는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유엔 교육특사인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도 영상 축사를 통해 교사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브라운 전 총리는 "교사가 더 이상 지식 전달자에 머물지 않고 학습경험을 안내하는 멘토로 거듭나는 것이 교육 대전환의 진정한 의미"라며 "전 세계 일부 국가, 일부 아이의 선택된 재능만 발전시키는 대신 전 세계 모든 나라, 모든 아이의 모든 재능을 발전시키는 첫 세대가 되자"고 교육부의 디지털교육 비전 선포를 응원했다.
다른 한 축은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이다. 학생 1인당 1디바이스에 학교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등 에듀테크가 현장에서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민관 협력을 통해 에듀테크 산업을 육성하는 것 역시 교육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비전 선포에 이어 진행된 포럼과 콘퍼런스에서는 하정우 네이버 AI연구소장과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강연에 나섰다. 하 소장은 "AI는 절대 사람을 대체하지 않는다. 다만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며 "현장에서는 다양한 경험에 기반해 AI에 정확하게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복잡한 문제를 재정의할 수 있도록 교육이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챗GPT의 등장으로 교육에서 지식 전수 기능은 약화될 것"이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도 국제바칼로레아(IB)처럼 포괄적 지식을 묻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