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최전선 폴란드·몰도바 챙긴 바이든 "러시아, 결코 승리 못해"

입력
2023.02.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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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폴란드·몰도바 정상과 연쇄 회담
동유럽 9개국 모임 '부쿠레슈티-9'와 회의
"미국·유럽, 러 파괴 추구 안 해" 달래기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21일(현지시간) 폴란드와 몰도바 정상을 잇따라 만났다. 22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 9개국 모임인 ‘부쿠레슈티-9’ 정상들과 회의를 가졌다. 유럽 동쪽에서 러시아를 상대하는 최전선 국가들에 미국과 서방의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미국은 폴란드가, 폴란드는 미국이 필요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폴란드 방문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에 이어 두 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우리 군은 폴란드에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현재 폴란드에 새 원자력발전소를 지어 수 세대 동안 에너지 안보를 향상시키는 등 새로운 전략적 협력관계를 형성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폴란드가 필요하듯, 폴란드도 미국이 필요하다”라고도 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미국과 서방의 무기가 공급되는 통로다. 우크라이나군의 신형 첨단 무기와 병력 훈련 장소이기도 하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발생한 피란민 180만 명 이상을 수용해 인도적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와 폴란드인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몰도바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강력 지지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남서부 지역과 국경을 접한 몰도바 마이아 산두 대통령과도 바르샤바에서 만났다. 산두 대통령은 13일 “러시아가 반정부 시위대로 위장한 공작원을 이용해 몰도바 정부를 무력으로 전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몰도바 동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0년 친러시아 성향을 강조하면서 분리독립을 선언했고 지금은 1,500명이 넘는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주둔 중이다. 러시아가 몰도바를 장악할 경우 우크라이나를 포위하고 동유럽 NATO 국가를 직접 위협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은 산두 대통령에게 힘을 실었다. 백악관은 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몰도바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해결할 수 있도록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했다”라고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파괴를 추진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비롯해 부쿠레슈티 9개국 정상도 만났다. 부쿠레슈티-9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후 결성됐다. 러시아 위협 공동 대응 차원이다. 폴란드 외에도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구소련 시기 공산권 국가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회의에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폴란드 왕궁 정원 쿠비키 아케이드에서 연설을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승리가 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파괴를 추구하지 않으며 공격하려는 음모도 꾸미지 않는다”라고 공세 수위도 조절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