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이후 한국 러시아 무역 22% ↓...대만·일본보다 감소 폭 커

입력
2023.02.22 07:00
중국 인도 튀르키예 브라질은 전쟁 수혜
러·우 전쟁, 세계 경제 성장률 1%p↓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치러진 1년 동안 한국과 러시아 무역량이 다른 나라보다 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對)러시아 무역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 그 양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나라는 인도였다.

21일 한국무역협회의 '러-우 전쟁 1주년 주요국 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무역(수출+수입) 규모는 211억5,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2.6% 줄었다. 러시아의 주요 무역 상대국 36개국 평균인 11.4%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영국(-66.9%), 미국(-55.2%)보다는 작게 줄었지만, 대만(-0.3%), 일본(-11.1%), 폴란드(-18.1%), 독일(-21.0%)보다는 더 크게 줄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수출은 99억8,000만 달러에서 63억3,000만 달러로 36.6% 줄었다. 36개국 중 러시아로 수출이 줄어든 국가들의 평균(29개국, -44%)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적었고, 대만(-37.2%)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무역협회는 "한국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수출 감소가 대러 수출 감소의 70.4%를 차지했다"며 "러시아가 한국, 독일로부터의 수입을 중국으로 전환해 중국은 수혜, 한국, 독일, 일본은 손실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대러시아 수입은 173억6,000달러에서 148억2,000달러로 줄었다.



러시아, 전쟁으로 한국산 수입 줄자 중국산 수입 늘려


중국은 러시아와 무역이 압도적으로 많은 나라다. 전쟁 1년 사이 두 나라의 무역량은 1,459억4,000만 달러에서 1,884억9,000만 달러로 29.2% 늘었다. 중국의 대러시아 수입은 1,122억3,000만 달러로 전쟁 발발 전인 2021년보다 43.2%나 늘었다.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 역시 지난해 762억6,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2.8% 늘었다.

세부 품목을 뜯어보면 중국이 사실상 러시아 전쟁을 지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 증가기여율 21.6%에 해당하는 품목이 자동차와 부품으로 굴착기와 타이어, 트랙터, 플라스틱과 합성수지 등 기초소재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유럽 서방국가들로부터 수입이 어려워지자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쟁 기간 러시아와의 무역량이 빠르게 증가한 건 인도였다. 1년 사이 115억8,000만 달러에서 390억 달러로 무려 237%가 늘었다. 무역협회는 러-우전쟁의 반사 이익을 거둔 대표적인 나라로 중국과 인도 외에 튀르키예(102.7%), 브라질(33.7%)을 꼽았다.

한편 러-우 전쟁이 세계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며 세계 경제 성장률을 1%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무역협회는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쟁 이전에는 4.4%로 예상됐지만 실제는 3.4%(IMF 2월 추정)라는 설명이다. 무역협회는 세계무역기구(WTO) 자료를 인용해, 세계 무역 증가율은 전쟁 이전의 애초 전망 4.7%보다 대폭 떨어진 3.5%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