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소아과 전문의 부족으로 부모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은 물론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이천시는 소아과 야간진료까지 확대해 주목을 받고 있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지난 17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소아과 야간진료 사업을 확대해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김 시장은 소아과 부족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까지 간다는 시민들의 얘기에 자극을 받았다. 김 시장은 "지난해 말 시민과의 대화에서 자녀를 둔 한 엄마들이 ‘낮에는 아이 진료가 가능한데 밤에 아프면 갈 곳이 없어 서울로 가야 한다’, ‘수원이나 분당, 서울로 이사 가는 분도 있다’는 말을 듣고 심각성을 느껴 방법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지역 내 병원들과 대화에 나서니 ‘돈을 더 줘도 의사들이 안 온다’고 난색을 표했다"고 말했다.
결국 돈이 문제였다. 김 시장은 시의회와 협의에 나섰다. 그는 "시에서 소아과 전문의를 채용하면 의사 인건비와 간호사 채용비 등의 70%(연간 3억 원)를 지원하기로 하고 시의회와 협의를 하면서 물꼬가 트였다"고 했다.
김 시장은 특히 아이들의 특성상 야간진료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경기의료원 이천병원과 협약을 맺고 지난달 3일부터 소아과 야간진료를 시작했다. 평일에는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영유아를 포함해 만 15세까지, 이천병원 응급센터 원무과로 접수하면 진료가 가능하다. 김 시장은 "장호원 병원에서도 소아 야간진료가 가능하도록 의사를 모집하고 있다"며 "남부권인 장호원 병원까지 소아 야간진료가 확대되면 부모들의 걱정 해소는 물론 아이들이 아팠을 때 골든타임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산 확보에는 올해 보통교부세 지원 지방자치단체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이천시는 2018년과 2019년 반도체 호황으로 이천 하이닉스가 세금을 많이 내 보통교부세 제외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반도체 불황에 50% 감산까지 겹쳐 세금이 반 토막 나면서 예산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지난해 말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보통교부세 확보가 가능해 중앙정부와 경기도로부터 1,000억 원 가까운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며 "소아과 야간진료 등 시민 불편 사항을 해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